(프리즘)부동산위기=금융위기

건설사 대출규모 90조원
가계 주택담보대출 228조원
  • 등록 2008-07-22 오전 9:28:23

    수정 2008-07-22 오전 9:28:23

[이데일리 남창균기자] 글로벌 집값 하락세가 금융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에 이어 양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래디맥마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올 상반기에만 68만1000명의 미국인이 모기지 채무를 갚지 못한 게 직접적 원인이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12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전체 모기지 대출의 절반에 가까운 5조 달러의 모기지를 보유하거나 보증하고 있다.

중국도 지난 3~4년새 급등했던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선전 아파트 값은 올초 1㎡당 1만5000위안에서 1만위안선으로 떨어졌다. 베이징의 경우 거래량이 반토막나고 아파트 계약해지가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의 70~80% 정도를 대출 받아 주택을 구입한 수요자들이 파산하면 금융권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국내 부동산시장도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놓이면서 거래가 끊기고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금리마저 오르고 있어 부동산發 금융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이 금융권에 지고 있는 빚은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미분양 적체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돈줄이 말라가고 있어서다.

현재 건설사들의 금융권 대출규모는 90조원으로 추정된다. 제1금융권 대출만 47.8조원이고 부동산PF(ABCP, ABS 포함) 17조, 제2금융권 24조원 등이다.

올초 금융권의 자율협약으로 채권이 연장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PF대출 연장이 안되면 부도나는 회사가 속출할 것이라며 금융회사들도 이같은 우려 때문에 대출 연장에 동의하고 있지만 금융권 사정이 나빠지면 돈줄을 죌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고정금리가 9%를 넘어서고 변동금리도 8%대에 진입하면서 가계의 주택담보대출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말 현재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28조1548억원에 달한다. 지난 4월, 5월에만 각각 2조4000억원, 1조5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정부가 LTV, DTI 규제 강화조치(2006년 3월30일)를 내놓은 때 이미 200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던 2000년말 54조원의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이 떨어지고 금리가 오르면 집을 처분할 수밖에 없는데 거래 두절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한 부동산발 금융위기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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