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저항 無 1만 3000원 한우해장국

''부부청대문해장국''
  • 등록 2008-05-20 오후 2:00:00

    수정 2008-05-20 오후 2:00:00

[이데일리 EFN 황보경 객원기자] 서울 강북 한 점포에서 1만 3000원짜리 해장국 단 한 메뉴만 파는 곳이 있다. 가게 분위기는 허름하고 규모도 10평 정도로 협소하다. 위치도 딱히 좋은 편이 아니다. 
 

오후 2시 정도에 문을 열어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준비해 놓은 양만 팔면 매정하게 문을 닫는다. 한참 기다리던 손님들은 낭패를 보기 일쑤다.
 
100% 한우로 끓인 해장국이더라도 1만 3000원은 사실 예사로운 가격은 아니다.
 
그렇지만 손님들은 시간과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묵묵히 국밥 한 그릇을 다 비운다. 멀리서 찾아온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매스컴에 널리 알려진 유명 해장국집에 비해 오히려 진짜 서울식 해장국의 묵직한 풍미가 그대로 살아있다.

◇ 하루 두 세 시간만 문을 연다?! 
 
30년 동안 이 해장국을 끓여온 주인 할머니는 큰 솥으로 한 솥, 24시간 동안 끓인 해장국이 다 팔리면 바로 문을 닫는다. 정성껏 준비한 해장국이 동이 나면 바로 다음날 장사를 준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영업시간도 그날 준비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멀리서 찾아왔다가 그냥 돌아서는 경우도 다반사. 올해로 65세인 주인 할머니는 이곳을 아는 ‘열혈단골손님’ 만으로도 해장국이 모자랄 정도란다. 

꼬박 24시간을 연탄불에 끓여내는 해장국 맛이 손님들의 발길을 확실하게 붙드는 이유다.
 
소비자의 가격저항선을 한참 넘어선 가격과 짧은 영업시간에도 불구하고 해장국은 고객들로 하여금 단골이 되고 싶도록 만드는 은근한 풍미의 묘한 매력이 있다.

◇ 한우로 끓여낸 1만 3000원짜리 해장국 
 
원료육은 거세 2등급 한우로 주인 할머니가 직접 도축장에서 가장 좋은 고기만을 선별하여 사용한다. 다른 해장국과 달리 무릎도가니, 양지, 차돌박이로 국물을 내며 조선간장으로 간을 해 국물이 맑고 검다.
 
한 그릇을 주문하면 크지도 않은 뚝배기에 푹 삶아놓은 시래기와 각 부위별로 정성스레 썰어 낸 고기를 담는다. 그 안에 국물을 여러 번 토렴하면 따끈따끈한 해장국은 준비 완성.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고기 맛과 시래기, 순수한 쇠고기 국물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이뤄낸다. 미리 제공되는 송송 썬 파는 그릇 밑에 깔린 양념을 뒤적거려 살짝 버무려 둔다.
 
그리고 해장국 안에 담긴 쇠고기를 파와 같이 먹는 것도 별미다. '부부청대문해장국'의 유일한 메뉴인 해장국은 1만 3000원. 포장을 하면 국물이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1만 6000원이다. 포장하려면 미리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예약한 양만큼만 더 준비하기 때문에 허탕을 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

가능성 ● 영업시간 확대나 점포확장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소박한 운영방침과 더불어 단골의 마음 역시 변치 않을 것이다.
변수 ● 성격 급한 사람은 방문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듯

위치 동대문 운동장역 4번 출구에서 나와 경동교회 올라가기 직전 왼쪽 골목에 있음
● 전화번호 02)2273-6772 ● 영업시간 14:00~16:00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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