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장이나 본부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부담없이 연간 5일로 규정된 의무연차를 모두 사용,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는 지시다.
7일 국민은행(060000)에 따르면 강정원 은행장(사진)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직급구분없이 모두 연간 5일의 휴가를 사용하도록 특별히 지시했다.
특히 신입행원을 포함해 연차휴가 총일수가 5일미만인 직원들에 대해선 특별휴가를 통해 5일의 휴가를 보장해줬다.
또 휴가시기와 기간은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가급적 연속적으로 5일을 사용,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만일 여건상 여름휴가가 불가능한 경우 연중 언제든지 5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중 상당수의 직원들은 3일만을 이용, 토요일과 일요일을 붙여 5일의 휴가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나머지 2일은 가을이나 겨울로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특히 부서장급의 경우 연간 휴가일수가 일반직원들에 비해 적어 상대적으로 짧은 휴가를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경우 이번 강정원 행장의 지시대로라면 부서장이나 일반직원 모두 양쪽 주말을 합칠 경우 최대 9일까지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은행장이 직접 나서서 휴가를 모두 사용하라고 지시한 것은 그동안 은행권의 관행 등을 보면 이례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강 행장은 이같은 지시와 함께 지역본부장이나 부점장들이 앞장서서 5일간의 휴가를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선직원들이 윗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정해진 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배려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선 영업점 등의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휴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이번 조치에 대해 다른 시중은행들은 내심 부러워하면서도 실제 이같은 지시가 현장에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간 휴가가 5일이지만 실제 사용하는 날짜는 3일 남짓에 불과하다"며 "최근 젊은 직원들 가운데선 당당하게 5일을 모두 사용하겠다는 직원들이 있지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른은행 관계자는 "은행장이 직접 지시했다면 여름휴가를 모두 사용하는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며 "다만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할 경우 실제 영업점이나 일선부서에서 제대로 이뤄질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