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 "부동산 임대라도 놓자"

경기 침체속 신규사업 러시..유통 및 엔터테인먼트 진출 열기
  • 등록 2003-07-08 오전 9:42:01

    수정 2003-07-08 오전 9:42:01

[edaily 권소현기자] 코스닥업체들이 지난 상반기동안 신규 진출한 사업 1순위는 부동산 관련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와중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던 중 그나마 안정적이고 확실한 사업이라고 고른 것이 부동산이었던 셈이다. 8일 edaily가 코스닥업체들의 상반기 사업목적 추가 공시를 모두 분석한 결과, 총 50개 기업이 부동산 임대 및 매매, 개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분양업이나 임대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 부동산 사업에 발을 들여놓거나 진출을 준비했다. 또 주력 제품을 제조하는데 그치지 않고 유통까지 해보자며 유통업 진출을 선언한 경우도 눈에 띄었다. 17개 제조업체가 전자상거래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CJ푸드를 비롯한 9개 기업이 프랜차이즈사업에 신규 진출했다. 부가가치가 높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기업들도 다수였다. 로또 열풍이 불면서 복권 관련 사업에 손을 뻗는 기업도 늘었다. ◇부동산 "안정적 수익원"..신규진출 봇물 지난 상반기 아파트 가격이 연일 뛰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5·23 부동산 안정대책이 시행되면서 잠잠해지기는 했지만 수익모델을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 코스닥 업체들이 부동산 시장을 놓쳤을리 없다. 쇼핑몰 운영업체인 인터파크는 향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분양 대행업을 포함, 부동산 임대 및 매매업과 부동산 개발업, 분양 대행업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아이디스는 본사 사옥 등 잔여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부동산 임대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으며 정호코리아는 사옥을 매입하면서 빌딩 임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같이 사업목적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사업을 추가한 업체 대부분이 부동산과 관련이 없는 업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업체들이었다. 화림모드, 3S, 코스프, 코미코, 파인디앤씨, KCI, 에코솔루션, 옴니텔, 디스플레이텍, 맥시스템, 와이드텔레콤, 경축, 인터링크, 아이엠알아이, 올에버, 리더컴, 시공테크, 바이오시스, 로이트 등은 사업다각화를 이유로 들었다.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한걸음 나아가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깔린 `신규 사업 추진`을 이유로 제시한 기업도 많았다. 뉴보텍과 필링크, 신영텔레콤, 에스씨디, 디지탈온넷, 나이스 등이 이에 해당됐다. 굿모닝신한증권의 박동명 과장은 "부동산 경기가 좋았기 때문에 부동산 사업을 양념으로 사업목적에 추가한 기업들이 많았다"며 "뭐든지 좋아보이면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성향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보유 부동산을 활용하고 싶은 욕구도 많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통업에 곁다리 "붐" 제조업체들이 제품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유통까지 챙기는 경우도 많았다. 도소매업 보다는 전자상거래가 많았으며 수출입업을 추가, 해외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인바이오넷은 자사 의약제품과 관련제품을 전자상거래를 통해 판매하는 신규 사업에 진출하겠다며 유통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비트컴퓨터는 약품 정보 포탈사이트인 드럭인포(www.druginfo.co.kr)을 통한 전자상거래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자상거래에 의한 도소매 및 관련 유통업을 추가했다. 이밖에 대한뉴팜과 예스테크, NHN, 지나월드, 정소프트, 국제정공, 비젼텔레콤, 미창 등 총 17개 업체가 전자상거래를 사업목적에 신규로 올렸다. 반면 일반 도소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업체는 이오리스, 성도이엔지, 백금정보통신, 바이오메디아 등 7개에 불과했다. 우리증권 유제우 애널리스트는 "인터넷 정착으로 전자상거래가 하나의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하면서 전자상거래를 통한 유통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프라인 유통사업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유 애널리스트는 "오프라인 점포 또는 도소매 라인 확보시에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지만 전자상거래는 비용이 적기 때문에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채널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수출입업을 추가한 업체는 모바일 솔루션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서라고 설명한 핸디소프트를 비롯해 금호미터텍과 넷시큐어테크, 유비케어, 원익, 네오위즈, 국제통신 등 24개 업체로 나타났다. 상반기 프랜차이즈업에 진출한 기업들도 바이오메디아, CJ푸드시스템 등 9개 기업에 달했으며 지나월드는 창고/물류배송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엔터테인먼트 "돈 된다"..너도나도 진출 유망 사업으로 꼽히는 게임업에 대한 진출도 러시를 이뤘다. 대원씨앤에이나 지나월드, 선우엔터테인먼트와 같이 기존 게임과는 다른 영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그간 보유했던 컨텐츠를 기반으로 게임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거나 유통하겠다며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무선인터넷 솔루션 업체인 옴니텔과 소프트웨어 업체인 나모 및 이네트, 홈페이지 구축 업체인 이모션 등도 게임업에 발을 담궜으며 방송 및 무선통신기기 제조업체인 지티앤티와 TFT-LCD 모니터 업체인 GT&G 등과 같이 게임업과 무관했던 기업들도 사업목적에 추가, 관심을 보였다. 이밖에 LG홈쇼핑과 금호미터텍, 프리챌홀딩스, 디지털온넷 등도 게임업을 사업목적에 올렸다. `둘리`로부터 계보를 잇는 캐릭터 사업에 대한 관심도 올해 상반기 뜨거웠다. 각종 상품으로 파생, 판권만으로도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한빛소프트와 액토즈소프트 등 게임업체가 캐릭터 개발, 제조 및 판매를 추가해 게임 유통 및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로 캐릭터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게임업에 신규진출을 선언했던 프리챌홀딩스, 이네트, 이모션 GT&T도 캐릭터 사업을 동시에 추가했다. 이밖에 건축업체인 신원종합개발은 영화상영 및 극장운영업을 추가했으며 아이엠알아이는 애니메이션 관련사업을, 음반사인 대영에이브이는 영화 제작 및 판매를 사업목적에 올렸다. ◇유망사업에 "일단 걸치고 보자"..복권에 건강식품까지 로또 열풍이 불면서 복권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BET와 CJ홈쇼핑, 나이스가 복권사업을 추가했다. BET는 인도네시아에서 복권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며 나이스정보통신도 애드빌닷컴 등과 함께 신용카드 복권사업을 추진중이다. 연구개발 성과가 수익성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바이오업체들이 당장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건강보조식품 사업에 진출한 것도 눈에 띄었다. 솔고바이오와 엔바이오테크가 건강보조식품 관련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신규사업 진출이나 사업 다각화를 이유로 사업목적을 추가하고 있지만 증시 관계자들은 사업목적에 추가하더라도 해당 사업을 전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적극 추진하기 보다는 "손해볼 것 없다"는 생각에 한다리 걸치는 기업들이 많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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