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문객 58만명 돌파"…전통 잇고 미래 여는 '3917마중’

남우진·기애자 '3917마중’ 공동대표 인터뷰
30년 방치된 폐건물,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
지역 문화와 관광 자원을 살리며 인기 몰이
나주배 활용한 로컬푸드로 지역 경제에 기여
"향후 전남 서부권 관광 허브로 만들고 싶어“
  • 등록 2024-10-18 오전 6:05:00

    수정 2024-10-18 오전 6:05:00

1939년에 지어진 ‘3917마중’의 목서원과 정원
[나주(전남)=글·사진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전라남도 나주 원도심에 자리한 ‘3917마중’은 지역 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곳이다. 전주에서 기업 컨설팅 업무를 하던 남우진 대표와 그의 부인 기애자 공동대표가 합심해 오래된 건축물과 정원을 원형 그대로 살려낸 특별한 공간이다.

남우진 대표는 “곰탕을 먹으러 나주를 방문했다가 30년 넘게 방치된 폐건물을 보고 푹 빠졌다”며 “오랜 기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 매력적이었다”고 회고했다.

‘3917마중’의 남우진 대표(사진 오른쪽)와 기애자 공동대표
그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을 단순한 복원이 아닌, 지역 문화의 중심지로 재탄생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문화유산을 활용한 3917마중은 지역 관광 자원을 활성화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20년에는 근린정원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21년에는 전라남도의 제16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됐다. 또한, 2022년에는 호남권 최우수 로컬크리에이터 기업으로 선정됐고, 2023년에는 전라남도의 제1호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되면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에는 관광벤처사업에서 전라남북도 유일의 성장형 벤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15년에 지어진 ‘3917마중’의 난파정
약 1만3000㎡ 규모의 공간에서는 고택 버스킹, 지역 작가 초대전, 나주배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상시 운영된다. 지난해에는 ‘제1회 전라남도 민간정원 페스타’가 이곳에서 열렸고 지역민 판소리 배우기, 생활관광 살아보기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로컬푸드와 문화 프로그램을 융합한 다양한 행사도 개최 중이다. 나주산 재료를 쓴 주류와 지역 청년 예술가들의 공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이화에 월백하고’ 프로그램은 현지 문화와 음식을 결합한 독특한 관광 콘텐츠로 관심을 끌고 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광객은 매년 늘고 있다.

남우진 대표는 “2019년에 5만 명 수준이던 방문객이 지난해에는 58만 명으로 폭증했다”며 “카페, 한옥 스테이뿐만 아니라 공연, 마이스(MICE) 행사, 워케이션 프로그램 등에 많은 이용자가 몰렸다”고 말했다.

‘3917마중’의 배 모양의 빵
3917마중의 정원에 새로 마련된 카페에 가면 나주배를 활용한 로컬 푸드도 만날 수 있다. 기애자 공동대표는 나주의 대표 특산물인 배를 이용해 빵, 에이드, 양갱 등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하며 나주배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기 대표는 “연간 약 2톤의 나주배를 사용하며, 가을에 일 년 동안 쓸 배를 비축한다”며 “방문객이 몰리고 상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나주배의 사용량도 전보다 늘었다”고 전했다.

3917마중은 낡고 관리가 어려웠던 전통 문화유산을 지역 경제와 문화에 기여하는 시설로 바꾼 모범 사례로 꼽힌다. 남우진 대표는 내년 말 KTX 무안공항역 개통을 계기로 나주-영암-강진-목포로 이어지는 전남 서부권의 관광 활성화도 꾀하고 있다.

남우진 대표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가 들어섰고, 교통망이 잘 발달된 나주는 관광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복원한 문화유산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나주가 전남 관광의 중심지로 자리 잡도록 힘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3917마중’의 남우진 대표(사진 왼쪽)와 기애자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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