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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강제금은 조사과정에서 기업의 자료를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현재 공정위에선 자료제출 명령, 기업결합에 대한 시정조치, 동의의결에 대해서도 이행강제금 규정을 두고 있는데 자료제출 거부에 따른 이행강제금 부과 건만 없는 상황이다. 기업결합과 관련해선 지난 2003년 5월 최초로 부과(코오롱)한 이래 적용 사례가 다수 있고 동의의결도 2021년 11월 자발적 시정조치 기한을 어긴 애플에 물린 바 있다.
이행강제금 도입 전엔 자료제출 명령에 따르지 않고 과태료 납부로 대응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행강제금이 기업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자료제출 거부는 근절됐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행강제금 도입 후)조사 시 심사관의 자료제출 요구에 기업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거부한 사례가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자료제출 명령엔 형벌조항에 더해 이행강제금까지 적용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자료제출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소극적인 행정의 결과란 평가도 나온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료 제출 거부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면 기업으로선 기업비밀 등을 내세워 행정소송에 나설 것이고 이는 공정위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피심인에 요구하는 자료 제출명령은 절차상 2번가량 미뤄질 수 있는데, 심사관이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위원회 단계도 거쳐야 해 이행강제금 부과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세청도 최근 이행강제금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실효성 높은 제도 설계가 요구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특히 다국적기업들은 세무조사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고 과태료만 내고 버틴다”며 “과태료의 반복 부과도 법원에서 제동이 걸려 공정위의 이행강제금과 같은 실효성 높은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태료와 이행강제금 제도를 함께 유지할지, 공정위처럼 과태료를 없애고 이행강제금만 도입할지 여부 등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