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과 다수의 합작 법인을 운영 중인 국내 배터리 기업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는 규정 부재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업계와 대응 전략을 수립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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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주말인 2일(토요일) 오후 3시 이와 관련한 민·관 합동 긴급 대응회의를 열고 미국 측의 이번 발표가 우리 업계에 끼칠 영향을 분석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삼성SDI(006400))와 소재 기업, 배터리협회,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관련 기업·단체 관계자가 함께 했다.
국내 기업의 우려는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 상당수가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해 중국과 합작회사를 차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SK온,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등이 중국 기업과 함께 생산 공장을 지었다. 이번 가이던스를 맞추려면 중국 기업과의 합작회사 지분을 75% 이상으로 늘리는 등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또 이번 가이던스에서 앞서 포드와 중국 CATL이 미국에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지은 것처럼 미국 지분이 100%일 경우 중국과의 합작도 허용키로 하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의 미국 시장 ‘독주’에도 영향을 주리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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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업계는 다만 미국 정부가 FEOC 관련 가이던스를 명확히 한 것 자체로 기업 경영·투자 불확실성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전까진 관련 규정이 어떻게 정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악으론 중국 합작투자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했다. 정부는 이에 미국 측에 합리적이면서도 빠른 규정 발표를 요청해 왔다.
정부와 업계는 이날 회의를 토대로 업계 의견을 수렴해 관련 규정 시행에 앞서 미국 당국에 우리측 의견서를 제출하고 미국 측과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또 배터리 공급망 자립화 지원 정책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출범, 핵심 광물의 공급처 다변화와 함께 리튬 메탈 배터리 등 흑연 등 핵심광물 의존도가 낮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장 차관은 “궁극적으론 우리 공급망을 자립화해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핵심 광물별 공급망을 긴급 점검하고 기업의 공급처 다변화와 광물 확보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