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마지막 순간까지 엑스포에 최선을 다하겠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도시를 결정지을 결전의 날이 단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5대 그룹이 마지막 한 표라도 더 잡기 위해 최후의 총력전을 펴고 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정의선 현대차그룹·구광모 LG그룹·신동빈 롯데그룹 등 총수들도 한 줌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사활을 걸고 있다. 현 판세는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다소 앞선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추격을 거듭한 끝에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평가도 적잖다.
| 삼성전자가 파리의 명소 ‘오페라 가르니에’의 대형 옥외광고에 ‘갤럭시 Z 플립5’ 이미지와 함께 부산엑스포 로고를 함께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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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그룹 막바지 열띤 응원전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프랑스 파리에서 막바지 유치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파리는 오는 28일 엑스포 유치 도시를 판가름할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가 열리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국립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의 대형 옥외광고에 ‘갤럭시 Z 플립5’ 이미지와 함께 부산엑스포 로고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또 샤를드골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14개 대형 광고판을 통해 유치를 응원하는 광고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파리 내 주요 매장에서도 홍보 영상을 상영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 스페인 마드리드 까야오 광장 등 유럽의 대표적 명소에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엑스포 홍보 영상을 틀며 부산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 왔다.
| SK어스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지사 직원들이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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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아시아·유럽·남미 등 전 세계 사업장 구성원들도 막바지 응원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과 8개 사업 자회사 소속 9개국 사업장 직원들이 ‘SK는 자랑스럽게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지합니다’란 문구가 쓰인 홍보물과 부산을 응원하는 사진·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또 SK서린빌딩과 전국 사업장, 주유소에 대형 간판과 현수막 등 홍보물을 마련했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협업한 KTX 래핑 열차도 운행하고 있다. 전 세계 관람객이 모이는 ‘CES 2023’ 현장엔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고 SK이노베이션이 후원하는 발달장애인 음악축제(GMF) 행사장에 유치 기원 부스도 차렸다.
| 현대차그룹 부산엑스포 아트카(기아 EV6)가 173차 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 디시’ 주변을 순회하며 부산을 알리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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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부산엑스포 아트카도 지난 23일 파리에 도착했다. 아트카는 루브르박물관·개선문 등의 주요 명소를 비롯해 BIE 본부와 각국 대사관 인근지역 등을 순회한다. 이를 통해 BIE 회원국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부산에 대한 관심·지지를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 LG가 운영하는 부산 엑스포 홍보 버스가 프랑스 현지시간 28일 2030년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투표를 앞두고 파리의 주요 명소들을 순회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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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 6일부터 29일까지 부산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은 ‘LG 랩핑 버스’를 파리 시내버스 노선에서 운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도 개별 버스를 동원했다. 대형 2층 버스는 옆면과 뒷면에 부산을 홍보하는 이미지와 ‘LG는 부산의 2030 세계박람회 개최를 지지합니다’란 문구를 담았다.
| 롯데월드타워가 외벽 미디어파사드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막판 유치전 지원을 위한 ‘BUSAN IS NO.1’ 메시지를 송출하고 있다. 사진=롯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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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는 외벽 미디어파사드에 ‘BUSAN IS NO.1(부산 이즈 넘버 원)’ 메시지를 띄운다. 24~28일엔 부산이 엑스포 개최지 투표 기호 1번을 배정받으며 새롭게 추가된 캐치프레이즈 ‘BUSAN IS NO.1’을 일몰 후 매시 정각마다 10분간 송출한다.
유치전 ‘올인’한 5대 그룹 총수들 부산엑스포 유치가 성사하면 그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생산유발 43조원·부가가치 18조원 등 경제적 가치만 60조원을 넘어선다. 5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대한민국의 브랜드가치 상승과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는 덤이다. 민·관이 합심해 발 벗고 나서 막판 ‘부산 세일즈’를 벌인 근본적 배경이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열흘간 지구 반 바퀴를 도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비행거리만 2만2000km로, 거의 하루마다 중남미·유럽 7개국을 돈 셈이다. 촉박한 일정 속에 이코노미석을 타기도 했다. 이재용·정의선·구광모·신동빈 회장도 제 일마냥 나섰다. 지난 23일 저녁 ‘BIE 대표 초청 만찬’ 행사에 참석해 파리 주재 외교단 및 BIE 대표단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한 데 이어 24일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파리에서 국경일 리셉션 등 유치 교섭에 나섰다.
| 지난 3월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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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는 승산이 전혀 보이지 않는 불가능한 싸움이었다”면서도 “한국 정부와 여러 기업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어느 누구도 승부를 점칠 수 없을 만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했다. 정의선 회장은 “앞으로 더 노력을 많이 해야겠지만 희망도 더 많이 생긴 것 같다”고 언급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