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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48만호, 경기·인천에 28만호…수도권에만 258만호 대규모 공급 폭탄
이 후보는 지난 23일 경기 의왕 어울림센터에서 `부동산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인할 수 없는 실패”라고 진단하며 또다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 후보는 “`공급 과잉`이라는 말을 하더라도 반드시 내 집 마련 꿈을 위해 대량 공급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기존 서울 지역 주택 공급을 48만호 늘리는 등 문 정부의 주택 공급계획보다 무려 105만호를 추가로 짓는 대규모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문 정부의 206만호 주택 공급 정책에 더해 총 311만호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 중 공공택지는 정부계획 12만호에 △김포공항 주변(공항존치) 총 20만호 중 8만호 △용산공원 일부 부지와 주변 반환부지 10만호 △태릉·홍릉·창동 등 국공유지 2만호 △1호선 지하화로 8만호 등 신규택지 28만호를 추가해 총 40만호가 공급될 예정이다. 기존택지 재정비에 의한 공급은 기존 계획 21만호에 재개발·재건축과 리모델링 규제 완화로 10만호, 노후 영구임대단지 재건축으로 10만호를 추가해 총 41만호의 공급이 이뤄진다.
경기도와 인천에는 정부계획 123만호에 28만호를 추가해 151만호를 공급, 그 외 지역에는 정부계획 24만호에 29만호를 추가해 총 53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분양 원가 공개제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통해 인근 시세의 절반 정도인 `반값 아파트`의 공급도 약속했다. 원가가 평당 1000만원 수준이기에 현재 분양되고 있는 평당 2000만원 수준보다 절반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LTV는 최대 90%까지 늘린다. 이 후보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지역·면적·가격 등을 고려해 LTV를 최대 90%까지 인정하는 등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취득세 부담도 3억원 이하 주택은 면제해주고 6억원 이하는 절반으로 경감할 계획이다.
더불어 청년층의 주택 구매를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신규공급 물량의 30%를 무주택 청년들에게 우선 배정하며 특히 용산공원 인근 주택은 전량 청년기본주택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앞서 1주택 고령층 종합부동산세 유예·일시적 2주택자의 종부세 완화·올해 재산세 동결·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 등 부동산 세제 감세를 공약한바 이 후보는 준비한 모든 부동산 카드를 다 꺼내놓은 셈이다.
사과에 이은 `대규모 공급`과 `금융 대책`까지 제시했지만 여전히 수도권 민심 잡기는 난항이다.
한국갤럽에서 진행한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후보의 수도권 지지율은 1월 1주차 조사에서 서울 지역 36%를 기록한 뒤 2주차 35%, 3주차 30%, 4주차 30%로 나타났다. 자신의 `정치 고향`인 인천·경기 지역에서도 1월 1주차 36%를 기록한 뒤 2주차 41%, 3주차 40%, 4주차 39%를 나타내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미 26번이나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가격을 잠재우지 못한 민주당에 대한 불신이 이미 민심에 자리 잡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LTV 90% 완화는 또 다른 투기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어 이 후보의 회심의 부동산 정책이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250만호 대규모 공급 정책에 원가주택·역세권 인근 첫 집 공약·종부세 전면 재검토 방침 등을 내세우자 양당 후보 간 큰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민은 더 이상 몇 만호를 건설하는데 그렇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지금으로선 세제를 강조한 `시장 친화적`인 모습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 또한 단순 이 후보의 부동산 정책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며 “대장동 이슈와 더불어 가족 문제 등으로 인해 굳은 이미지 형성이 지금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