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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지난 22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기자들과 송년 간담회를 갖은 자리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중 상대적으로 지배구조 문제는 국제적 수준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이나 미국 서구는 주식회사를 운영한 역사가 훨씬 길다”면서 “예전에 (미국 내 정유소 95%를 지배해 독점을 만들었던) 록펠러만 해도 노조하고 대립할 때 용병을 써서 사람을 심하게 탄압했고,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도 변했다. 우리도 시간이 흐르면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3,4세 경영으로 가면서 기업이 보다 커지고 총수 일가 승계 역시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연스레 이사회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물론 담합 시스템인 ‘트러스트’ 만든 록펠러는 미국내 석유 생산과 가공, 운송을 독점하면서 사회적 병폐가 많자 미국 정부가 ‘반독점법’을 만다는 등 사회적 압박을 받은 바 있다.
그는 거버넌스는 기업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 KT, 은행 등 기업별, 산업별 성질이 다르니 (지배구조도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지배구조 형태도 여러 가지 형태가 필요하다. 명분과 실질을 가지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삼성의 예로 들면서 한국적 총수시스템 필요성도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최 회장은 “삼성은 총수가 반도체에 뛰어들고 어려운 고비를 넘었던 스토리를 보면 그 체계가 없었다면 누가 그런 리스크를 감당했겠냐”면서 주요 사업 결정에 총수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는 노동유연성과 관련해서는 “유연성이란 것이 회사가 똑같은 기준에서 사람을 채용해서 똑같이 대우할 필요가 없다”면서 “MZ(밀레니엄+Z세대)세대가 원하는 것은 내가 즐기고 싶을 때 즐기고 싶은 욕구가 크고, 9 to 6 또는 주 5일을 꼭 해야하는가 등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결국 그 한 사람과 기업 간의 계약의 관계로 가게 돼 있다. 이제 회사와 개인이 일대일 계약의 주체로 바뀌었다”면서 “직원들이 필요한 것이 직업의 안정성이나 돈이 아니라 이제는 시간, 자유도, 성취 등 필요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MZ세대가 필요로 하는 것이 이런 자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MZ세대만의 새로운 인사제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