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뒤흔드는 인플레…원자재·금융·일부 기술주로 대응"

신한금융투자 보고서
인플레 13년 만에 도래…밸류·기업이익 중대 변수
주식시장 영향 당분간 지속…추세적 하락은 아냐
실적 추정치 영향에 시차 존재…종목 대응전략 중요
업종이익 차별화 진행중…한국·중국·일본·유로존 취약
  • 등록 2021-11-15 오전 9:02:51

    수정 2021-11-15 오전 9:02:51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일시적 위협으로 치부됐던 인플레이션이 주식시장 추세 조정 리스크로 부각되면서 내년 초까지 통화정책, 기업이익 추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국가·업종간 주가 차별화에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따른다.

13년 만에 도래한 인플레이션 위협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5일 “인플레이션은 주식시장에 직접적 위험일뿐 아니라 금융시장, 소비, 원자재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변수”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제조업 순이익률 전망치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정확한 추정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국가·업종별 차별화에 집중해 비를 피할 우산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3년 만에 인플레이션이 도래했고 자산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심도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10월 중국 생산자물가는 13.5%까지 치솟아 지표 집계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고, 미국 소비자물가는 6.2%, 근원물가는 4.6%까지 상승했다. 기저효과를 제외한 전월 대비로도 30년 만에 맞이한 상승세다.

박 연구원은 “현재의 인플레이션은 G2 분쟁이 야기한 공급망 훼손과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정에서 그린플레이션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며 “11월 우려의 중심에 있던 에너지, 운임가격 정점을 확인했지만 높은 수준에 도달한 원자재 가격은 근원물가 상승과 기업 수익성 훼손 우려로 반영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플레, ‘밸류·기업이익’ 중대 변수…“반영 안 끝나”

인플레이션은 밸류에이션과 기업이익(EPS)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중대 변수라고 봤다. 물가 예측치 변화는 통화정책 경로 수정으로 할인율 상승과 밸류에이션 하락을 야기한다. 원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감은 기업 이익 추정치 하향으로도 이어진다.

그러면서 현재의 주가, 금리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도한 인플레이션은 시차를 두고 통화정책과 기업이익 반영된다. 통상 원자재 가격 상승은 근원물가가 기업이익에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10월 정점에 다다랐던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적어도 내년 1월까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조기 금리인상 우려도 당분간 이어진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10월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4.6%, 전월대비 0.6% 상승해 30년래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며 “물가를 예측하는 연준과 시장의 간극은 좁혀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점도표의 변화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확인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인플레 따른 밸류 할인 ‘현재진행형’…“추세적 하락 신호는 아냐”

또 인플레이션에 따른 밸류에이션 할인은 현재진행형이라고 짚었다. 미국의 경우 3대지수 모두 신고가 근처에 위치해 있지만 밸류에이션은 고점 대비 6~9% 가량 조정됐는데 이익 개선이 주가보다 견조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신흥국 주가지수와 밸류에이션도 10~30% 할인됐다. 특히 한국은 코스피 기준 지난 고점대비 주가는 10%, 밸류에이션은 30% 가량 디레이팅 됐다. 주가와 밸류에이션 상대비교에서 통화정잭 정상화와 인플레이션 우려는 국가별 편차는 있지만 반영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 악재이지만 추세 하락과 약세장 진입의 신호로 보는 것은 과도한 우려라는 설명이다. 금리 상승에도 이익, 재무 건전성, 여전히 우호적인 유동성 및 저금리 환경으로 밸류에이션 할인은 제한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밸류에이션 결정 핵심인 기업 건전성과 크레딧 금리 하락, 테크 사이클 본격화에 따른 중장기 성장 기대감이 상존하는 점을 들었다.

박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연준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이 예상되고, 조기 금리인상 우려는 시장 변동성의 확대를 야기하는 마찰적 악재”라며 “다만, 적정 밸류에이션으로 접근하면 내년도 한 차례 금리인상은 추세 조정을 야기할 변수는 아니며 감내 가능한 정도 수준이라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종목 대응전략 관건…업종별 이익·국가별 영향 차별화

아울러 원자재. 임금, 운임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경험했지만 실적 추정치에 반영되기에는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종목 대응전략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과거를 보면 3~6개월 시차를 두고 이익 추정에 반영돼 왔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제조업 순이익률 전망치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공급망 교란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은 지수 전반에 반영될 전망이지만 업종별 이익 차별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3분기 실적시즌 이후 원자재와 제조업의 이익 추정치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되고 있다”며 “최근 금리 상승에도 성장주의 상대 강세가 진행된 이유는 기술주 전반이 인플레이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변동성 장세에서 바텀피싱이 가능한 업종으로 부각 받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가별 영향도 뚜렷하게 차별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대만, 러시아가 인플레이션 관련 타격이 제한적인 그룹이며 한국, 중국, 일본, 유로존은 취약 그룹에 속한다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부담 심화 구간에서 수혜를 얻는 원자재, 금융주와 인플레 연관성이 낮은 기술주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이익 모멘텀 상대 우위가 기대된다”며 “반대로 제조업 비중이 높을 경우 비용상승에 따른 펀더멘탈 타격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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