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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모더나 백신 원액 기술이전 ‘속도’
지난 28일 미국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해외 생산 공장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모더나 백신 위탁 생산을 준비해 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는 잔뜩 긴장한 분위기였다고 전해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백신 위탁생산 공정 마련에 전사적 노력을 다한다고 해도, 해외 공장에서 원액이 들어오지 않으면 계획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번에 문제가 됐던 모더나 제조공정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원액 생산 및 납품을 책임진 스위스 론자 공장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모더나 백신 원액은 미국 보스턴 자체공장과 스위스 론자 2곳에서 각각 생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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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입장에서도 희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 등을 오랜 기간 수행하며 기술 노하우가 축적된 상태에서 삼성전자의 청정 생산사이트 유지 기술까지 접목된다면 기술이전·생산 속도는 스위스 론자 등 해외 생산공장을 능가할 가능성이 크고, 더 나아가 품질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을 것이란 게 바이오 업계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백신 생산 역량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 그간 델타 변이 등 변이가 확산하면서 mRNA 백신에 대한 수요가 커졌지만 바이오 벤처 회사인 모더나가 이런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겠느냐는 관측이 많았었다.
모더나는 미국·유럽 외 한국만 유일하게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 국가로 선정한 바 있다. 가뜩이나 미국·유럽에 비해 아시아의 접종 속도가 현저히 느린 상황에서 이번 공급 지연 사태가 재현될 경우 자칫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31.5%를 보유, 삼성물산(43.4%)에 이은 2대 주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