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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넷플릭스(Netflix)가 한국에 처음 상륙했을 때 시장의 평가는 생각보다 후하지 않았다. 텔레비전을 통한 콘텐츠 수요가 여전했고 해외콘텐츠에 대한 저변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이듬해 6월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옥자’가 세간에 오르내리긴 했지만 큰 파장은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3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넷플릭스를 바라보는 업계의 평가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넷플릭스 웹·안드로이드 앱 순방문자는 240만 2000명으로 지난해 2월(48만5000명)과 비교해 무려 4.95배 높아졌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를 사용하는 평균 체류 시간도 125분에서 306분으로 2.5배 증가했다.
몰라보게 달라진 넷플릭스의 위상증을 증명하듯 지난 18일 발표한 넷플릭스 1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결과를 냈다.
전체 유료 가입자도 전년대비 25%(960만명) 증가하며 추정치(890만)를 상회했다. 해외유료가입자 순증(786만)이 시장기대치(731만)를 웃돌며 증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외 스트리밍 매출의 비중 확대가 눈에 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3년 1분기 14%에 불과했던 해외 스트리밍 매출은 올해 1분기 들어 52%로 6년 새 3.7배나 늘어났다. 북미를 축으로 한 내수시장에서 유럽과 아시아 등 해외시장으로 사업 비중을 크게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자제 제작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자신감은 나날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넷플릭스에서 시청하는 시리즈 상위 10권 전부가 오리지널 시리즈일 정도로 라이선스 작품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어서다. 올해 3분기 이후 “기묘한 이야기(Strange Things)” 등 다수 인기작 출시를 통해 ‘디즈니+’ 등 경쟁서비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모바일다운 스트림에서 넷플릭스의 비중이 2%에 불과해 시장에서 성장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인도등 에서 다양한 가격 테스트를 통해 지역별 최적화된 구독모델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어 해외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