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삼성전자(005930)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현금 보유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구 1000만의 서울시 올해 전체 예산(약 36조원)의 3배에 육박하는 거액으로 향후 신성장 사업의 연구개발(R&D)이나 인수합병(M&A) 등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2018년 말 연결 기준)은 총 104조 2100억원으로 전년(83조 6000억원) 대비 24.7% 늘며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현금 보유액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 상품, 장기 정기예금 등을 모두 합친 개념이다.
이같은 현금 보유액은 지난 15일 종가 기준 코스피 2~5위 기업(3위는 삼성전자 우선주)인
SK하이닉스(000660)(53조 7266억원),
LG화학(051910)(26조 8251억원),
셀트리온(068270)(26조 2831억원) 등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한 것과 맞먹는 규모다. 매출 기준 국내 2위 기업인
현대차(005380)의 시가총액 25조 8538억원의 네 배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총 자산도 작년 말 기준 339조 3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순현금(현금에서 차입금을 뺀 액수)도 89조 55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이 급증한 이유는 메모리 업황 호조로 반도체 사업에서만 44조 5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현금 보유액 증가가 인공지능(AI)과 5G(5세대 이동통신), EUV(극자외선) 등 최첨단 기술에 대한 설비·기술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성장 사업의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한 M&A 자금으로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삼성전자의 2017년, 2018년 현금 보유액 비교. (자료=삼성전자·단위=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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