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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젊은 싱글들은 대체로 방이 여러 개 있는 집을 빌려 사는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렌트가 한 달에 3000파운드(약 450만원) 하는 런던 중심부 방 3개짜리 괜찮은 아파트도 3명이 나눠서 내면 한 달에 150만원 정도만 내면 되니까요. 그러나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친구들과 때로는 모르는 사람들과의 동거보다는 거주하는 공간은 작더라도 사생활이 보장되고 직장과 가까운 곳에 살고 싶어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극소형 스튜디오 수요도 늘 것이라고 점치고 있고요.
이 같은 극소형 스튜디오는 얼마나 작고, 한 달 렌트는 얼마일까요?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부동산 개발업체 ‘U+I’는 런던에 짓고 있는 19평방미터(약 5.7평)~24평방미터 짜리 스튜디오를 한 달에 약 1100파운드(약 169만원) 렌트를 받고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 한 달 월세와 비교해도 저 공간에 저 월세는 비싸죠. U+I 측은 이 스튜디오가 연봉이 3만5000~6만5000파운드 정도의 렌트를 밀리지 않고 낼 수 있도록 적당히 많이 버는 싱글족들 겨냥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학업이나 커리어, 성공 등을 위해 싱글로 남는 젊은 층들이 늘면서 런던에 극소형 스튜디오라는 새로운 현상까지 생겨나게 됐습니다. 반면에 이처럼 선택이 아닌 환경적 영향 때문에 늘고 있는 싱글 집단도 있어 사회문제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국재정연구원(IFS)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가난한 남성일수록 싱글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가난한 집안 출신의 남성이 40대에도 싱글일 가능성이 부자 집안 출신 남성보다 2배가량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저소득층 남성은 결혼 비율을 낮지만, 이혼 비율은 높아 다시 싱글이 될 가능성도 컸고요.
앞선 연구들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수명이 부유한 사람들의 수명보다 현저히 짧고 가난한 가정 출신 청소년들의 고등 교육 기회가 부유한 가정 출신 청소년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작년 테레사 메이 총리가 집권한 이후 가난한 가정의 생활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은 정체되면서 저소득층의 살림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