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의 제안, 삼성전자엔 지주사 전환 명분될 듯-한국

  • 등록 2016-10-06 오전 7:54:31

    수정 2016-10-06 오전 7:54:31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헤지펀드 엘리엇은 5일 삼성전자(005930)에 보낸 공개 서신에서 삼성전자 주가 저평가 해소를 위해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한 후 지주회사 전환로 전환하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제안했다.

엘리엇은 지난해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028260) 합병에 반대하며 삼성과 대치했으나 이번엔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을 하는 데 명분을 만들어줄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과거와 달리 엘리엇은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삼성전자와 오너일가가 이룬 업적을 지지하고, 지주 전환을 통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 확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엘리엇은 삼성전자 저평가 해소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삼성이 스스로 꺼내기 힘들었던 삼성전자 인적분할과 지주 전환 명분을 세워 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공개 서신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0.62%(지분가치 1조4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삼성전자 홀딩스-삼성전자 사업회사) △전자홀딩스+삼성물산 합병 △30조원의 특수배당(또는 1주당 24만5000원 배당, 배당수익률 15.1%)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거래소 및 나스닥 공동 상장 △독립적 3인 사외이사 선임 △금산분리(전자지수, 금융지주 설립) 등을 제안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분할을 하지 않는다면 보유 중인 자사주 13.0%를 소각할 것을 요구했다.

윤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에서 삼성이 거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부분의 과정이 엘리엇의 제안에 포함돼 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위해 대규모 주주친화정책을 예상했기에 (이런 제안은) 걸림돌보다 삼성이 최종 결정하는 규모, 정책, 스케줄의 문제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엘리엇이 제안한 지배구조 개편방안은 삼성전자 저평가 해소, 지배구조 투명성,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란 3박자를 모두 갖췄단 평가다.

다만 윤 연구원은 “엘리엇이 요구한 특수배당 30조원과 미래현금흐름(FCF)의 75%를 주주환원정책에 사용하라는 것은 삼성전자 연간 순이익 23조원을 고려할 때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FCF 대비 주주환원율이 80%인 점을 감안해 글로벌 수준에 맞춰 상향 조정하란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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