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사진=연합뉴스). |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을 수상하면서 그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맨부커상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출판과 독서 증진을 위한 독립기금인 북 트러스트의 후원을 받아 제정한 문학상으로, 전신은 부커상이다. 2002년부터 맨 그룹이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맨부커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오랜 전통으로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아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원래 매년 영국·아일랜드 등 영국 연방국가 내에서 영어로 쓴 영미소설에 한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하지만 영연방 출신 작가만을 대상으로 한 탓에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을 아우르지 못하자 2005년부터 인터내셔널부문을 신설했고, 격년제로 비영연방 지역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와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상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인터내셔널부문을 매년 시상하는 것으로 개편했다. 인터내셔널 부문 상금은 5만 파운드(약 8600만원)로 작가와 번역가가 균등하게 나눠 갖는다.
수상작 선정은 영어권 출판업자들의 추천을 받은 소설을 대상으로 평론가·소설가·학자로 구성한 선정위원회에서 수상작을 뽑는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후보에 오르려면 비영어권 지역의 작품이라도 영어로 번역해 영국에서 출판해야 한다.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노벨문학상과 달리 맨부커상은 작가보다 작품을 우선으로 평가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원작소설인 토머스 커닐리의 ‘쉰들러의 방주’, 리안 감독의 영화로 유명한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국내서도 인기를 끈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일본 출신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 등이 그간 맨부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벨문학상과 맨부커상 둘다 수상하는 경우도 없지 않아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작가 존 맥스웰 쿠체, 나딘 고디머 등이 두 상을 모두 수상한 작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