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피부 각질이 뚝뚝 떨어진다면 = 건선은 피부의 죽은 세포가 떨어지기 전 새피부 세포가 과잉 증식해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우리 피부의 정상적인 세포는 약 28일을 주기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데 건선이 생긴 부위는 세포의 교체 기간이 6~8배나 빠르다.
면역계가 피부 세포를 병원균으로 오해해 성장주기를 빠르게 하는 잘못된 신호를 내보낼 때 발생한다. 죽은 세포가 미쳐 떨어져 나가기도 전에 불완전하게 증식한 각질세포가 하얀 비늘로 겹겹이 쌓여 피부를 두껍게 만드는 것이다.
초기에는 좁쌀 같은 붉은 반점이 나타나다가 차츰 부위가 커지며 하얀 비늘과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데, 주로 피부자극이 있는 무릎이나 팔꿈치, 엉덩이, 머리 등에 생긴다. 그냥 방치할 경우 얼굴로 번지기도 한다.
◇건선, 오래가면 관절에 영향 = 건선은 단순 피부질환에 그치지 않는다. 이유는 동반질환 때문이다. 건선 환자의 10~20%는 관절염 환자이기도 하다. 건선이 염증성 질환이다 보니 염증 세포들이 손가락과 발가락을 시작으로 관절을 공격하는 것이다.
김광중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심근경색, 뇌졸중,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병, 비만, 대인기피증, 우울증도 모두 건선의 동반질환”이라며 “단순한 피부질환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상당히 무서운 질병”이라고 강조했다.
◇재발이 반복되고, 완치 어려워 = 정확한 국내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에는 50만~100만명의 건선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2012년 건선 치료를 받은 환자는 16만명에 불과하다.
건선은 만성재발성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이 필요하다. 건선을 치료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약을 바르는 국소치료, 빛을 쪼이는 광선치료, 약을 먹는 전신치료, 복합치료, 생물학제제, 기타의 치료방법 등이 있다.
김광중 교수는 “경증인 경우에는 대개 국소치료를, 심한 경우에는 광선치료를 병행하거나 전신투여를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한번 걸리면 재발이 반복되는 등 완치가 어려우므로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식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술은 좋지 않다. 맥주의 이뇨작용이 장을 차게 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이밖에 육류, 기름에 튀긴 음식, 밀가루 음식, 유제품, 카페인도 모두 건선을 유발하는 먹거리들이다. 일부에서는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가 건선을 악화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식품첨가물이 염증 반응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면역계의 저항을 부르기 때문이다.
건선환자는 피부자극이나 피부손상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광중 교수는 “여성의 경우 속옷이나 장신구로 인해 지속적으로 피부가 압박받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그 외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육체적인 과로를 피해야 건선의 발병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