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오르는 곳만 오른다

잠실주공 5단지 가격 상승세 `주춤`
전체 강남재건축 중 80%..하락 혹은 보합
매수세 실종..추가 상승 여력 없다
  • 등록 2010-01-20 오전 9:14:16

    수정 2010-01-20 오전 9:14:16

[이데일리 박성호 기자]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정부와 서울시가 현장점검 등 강력한 단속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선 일부 아파트의 급등현상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가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재건축 시장 전체가 얼어붙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1% 올랐다. 5주 연속 상승세다. 5주 동안 송파구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평균 1.65% 상승했다. 강남구는 0.73% 상승했고 서초구 역시 0.71% 올랐다. 

 

◇ 일부 상승..재건축시장 침체 여전 


하지만 실제 가격이 오른 단지는 많지 않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3구 재건축아파트 중 작년 12월 초(12.4~1.15) 대비 가격이 상승한 아파트 단지는 전체의 22.2%에 불과하다.

강남구는 재건축아파트 단지 중 25%가 상승했지만 변동이 없거나 하락한 단지는 75%에 달했다. 서초구는 강남구보다 더해 82.4%의 재건축아파트 단지가 가격이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유지했다.

결국 최근의 강남 재건축 상승세는 일부 아파트가 안전진단절차 착수 등 호재에 반응하면서 끌어올린 가격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최근 급등세도 `주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2㎡형은 이달 초 작년 말 대비 5000만원이 오른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다. 하지만 지난주부터는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주 1000만원이 더 오른 12억6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집주인들이 호가만 올린 채 거래가 끊긴 상황이다.

현재 잠실주공5단지 112㎡형의 매도호가는 1월 초에 비해 3000만~4000만원 가량 오른 12억8000만~12억9000만원 선이다.

개포주공1단지 역시 마찬가지다.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고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42㎡형은 현재 8억5000만원 선에서 매매가가 결정돼 있다. 하지만 작년 말 이후 매수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거래가 실종된 상황이다.

개포동 미래공인 관계자는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은 작년 12월 초에서 중순 사이로 올해 들어서는 거래가 되지 않는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후 호가만 높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앞으로 가격상승 여력..글쎄(?)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최근의 재건축시장 가격 급등세는 일부 아파트에 적용되는 호재가 현실화하면서 반짝 상승하는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또 앞으로 재건축아파트값 상승 여력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송파구 잠실 공인 관계자는 "송파구에서도 가락시영아파트, 잠실 주공 등 일부 아파트만 오를 뿐 인근 다른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졌다"며 "상황은 변할 수도 있겠지만 매수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 상승은 무리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비슷하게 내다보고 있다. 현재 일부 아파트 상승 분위기가 확산되거나 급등세를 연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은 "앞으로도 일부 사업추진이 빠른 단지들만 반응을 보일 뿐 나머지 아파트들의 움직임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집주인들이 작년 급등락을 경험하고 가격 변화에 더욱 민감해져 있어 호가만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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