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보자” 티켓 전쟁

뮤지컬 ‘렌트’ 22회 공연 7700석 입장권 예매 2시간만에 동나
  • 등록 2006-11-15 오전 9:35:01

    수정 2006-11-15 오전 9:35:01

[조선일보 제공] 지난 3년간 충무로(영화)와 대학로(연극)를 동시에 지배한 배우는 조승우뿐이다. 영화 ‘타짜’로 700만, ‘말아톤’으로 500만 명을 모은 이 스타의 2007년은 뮤지컬로 열린다. 새해 1월 7일부터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에서 개막하는 ‘렌트(Rent)’.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2004)와 ‘헤드윅’(2005)을 거치며 조승우가 출연하는 날의 표는 초고속 매진되고 경매사이트에서 2~3배씩 표값이 뛰는 게 ‘조승우 신드롬’의 공식이다. 팬들은 14일 또 한바탕 ‘예매 전쟁’을 치렀다.

이날 오전 9시40분. ‘렌트’ 티켓 발매를 20분 앞두고, 신시뮤지컬컴퍼니 홈페이지(www.iseensee.com)는 이미 먹통이었다. 접속자 폭주 때문이었다. 인터파크 홈페이지로 건너갔다. 조승우는 가장 귀(貴)하다는 ‘첫공(첫공연)’과 평일 중심으로 2월 19일까지 22회 출연한다. 350석 소극장이니 조승우를 만날 수 있는 총 객석은 7700석이다. 접속은 느려 터졌다. 그래도 표는 뭉텅뭉텅 팔려 나가고 있었다. 10시17분. R석은 동나고 날짜별로 10장 안팎 남은 S석을 클릭했지만 ‘이미 판매된 좌석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전의(戰意)를 불태웠던 수만 명의 관객은 이날 갑작스런 서버 다운으로 손가락과 마음이 바빴다. 정오쯤 신시뮤지컬컴퍼니 홈페이지는 복구됐지만 그건 상황종료를 의미했다. 신시뮤지컬컴퍼니는 “서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도 일부 관객은 예매에 성공했고, 정오 무렵 조승우 출연분은 완전 매진됐다”고 밝혔다. 흔히 말하는 ‘신(神)의 손’이 있었다는 얘기다. 바다 건너 일본 관객과도 경쟁하며 실전 노하우를 깨친 그들이 2시간 만에 표를 쓸어간 것이다.

지방은 물론 일본 공연까지 따라갈 정도로 조승우에게 ‘스타 홀릭’(스타에 중독되는 현상)을 보이는 팬들이 수천 명이라는 추산이 이날 확인된 셈이다. 승자인 회사원 이영미(여·24)씨는 “친구와 함께 다른 날짜의 예매창을 대여섯 개씩 띄워놓고 자리를 공략한 끝에 10시10분쯤 2월 3일자 두 자리를 잡았다”며 “오늘은 심하게 어려웠지만 뿌듯하다”고 말했다. 패자 정모(여·28)씨는 “마우스 기술을 더 익혀야겠다”고 푸념했다. 프리미엄을 얹은 ‘렌트’ 티켓이 곧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인터넷에는 ‘조승우 티켓 예매 노하우’가 떠다닐 정도다. ▲신용카드 결재가 아닌 무통장 입금을 택하라 ▲친구·가족과 날짜를 나눠 공략하라 ▲남들이 기피하는 변두리 객석부터 접근하라 등이다. 하지만 이날은 조승우마저도 구할 수 없는 표였다. 조승우 소속사인 PL기획 송혜선 대표는 “직원들에게 ‘구할 수 있는 한 구해보라’고 했는데 실패했다”면서도 “이 공연이 주목받는다는 증거니 기분은 좋다”고 했다.

‘조승우 신드롬’은 발성·호흡·움직임·균형감·가창력은 물론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지킬 앤 하이드’로 점화됐다. 객석으로 뛰어내려와 관객과 스킨십을 나누고 거의 알몸으로 바닥을 뒹군 ‘헤드윅’에선 연기가 깊어졌다. ‘렌트’는 약물중독자인 클럽댄서 미미(고명석)와 젊은 작곡가 로저(조승우)의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조승우 보러 간다”고 말하는 관객이 많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전용극장이 하나뿐인 뮤지컬 시장에서 배우 한 명의 티켓파워가 이렇게 큰 건 한국적인 현상”이라면서 “작품이나 다른 예술가가 아닌 배우만으로의 쏠림은 바람직한 소비패턴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