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달러가 일상적으로 활용될 곳이 많다고 생각하고 달러박스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러자 고객이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까지 달러를 활용하는 모습에 오히려 놀라기도 했습니다.”
| 1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이민휴(왼쪽)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매니저와 조현아 매니저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달러박스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카카오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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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휴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매니저는 1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월 출시한 카카오뱅크의 달러박스는 일종의 달러 전용 외화통장으로 달러를 입금하거나 원화로 출금할 때 수수료와 국내 ATM 출금 수수료가 무료다. 달러박스는 출시 열흘 만에 서비스 이용자가 30만명을 넘길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달러박스가 처음 출시될 때만 하더라도 다른 금융권의 해외여행 특화 ‘트래블 카드’ 비해 늦은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었다. 여행 특화가 아닌 달러 대중화를 내세운 달러박스의 활용도는 기획자의 생각보다도 무궁무진했다는 설명이다. 환율이 쌀 때 달러를 모아두고 정기적인 해외 결제에 자동결제를 연동하는 방법 등이 대표적이다.
이 매니저는 “달러박스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여행에 국한된 서비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국내에서도 달러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며 “그 결과 고객이 해외에서 영양제를 정기적으로 구매하거나 해외 게임의 정기 결제를 자동 결제로 연동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는 사례를 확인해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다는 걸 오히려 깨닫기도 했다”고 했다.
조현아 매니저는 달러박스의 달러 선물하기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래블월렛과의 연동으로 여행에서도 활용도가 높지만 하루 500달러 한도의 선물하기 기능은 축의금 등의 목적으로도 활용하고 있다”며 “실시간으로 선물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간 부모님이나 유학 중인 친구들에게 선물로 달러를 전달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달러박스를 출시할 때까지는 치열한 토론과 테스트 과정이 있었다. 외환캠프에는 증권, 은행 등 금융 전문가뿐 아니라 게임, 커머스, 통신, 여행 서비스 등 다양한 사람이 모여 달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 1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이민휴(왼쪽)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매니저과 조현아 매니저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카카오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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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매니저는 “직전까지 여행 서비스를 담당해 외환 서비스가 낯설었지만 내가 이해하지 못하면 고객은 더 어렵게 느낀다고 생각했다”며 “가뜩이나 낯선 외환 서비스의 장벽을 낮추기 위해 서비스에서 활용하는 단어부터 디자인까지 작은 부분 하나도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테스트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이 매니저는 “현실 가능성이 없는 부분도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을 세워 테스트하고 또 테스트했다”며 “만약 1달러 환율이 1만원이 된다면 1달러 환율이 2원이 된다면 등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정해 안정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달러박스를 살아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매니저는 “서비스 출시 후 고객의 피드백을 받기도 하고 우리 스스로 깨닫기도 하면서 개선해나가고 있다”며 “달러가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달러박스의 서비스는 계속 나아질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