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30일 국내 국고채 시장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강세 출발이 예상된다. 미국채 시장서 기준금리 인하 프라이싱에 들어가면서 강세를 이어가는 만큼 국내 시장도 이를 추종하는 모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의 내년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6.9%서 79.6%로 급등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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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연설이 이어졌지만 기준금리 인하 프라이싱의 불을 지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후폭풍은 여전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6.6bp 하락한 4.259%에, 2년물 금리는 9.6bp 하락한 4.646%에 거래를 마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5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 66.9%서 79.6%로 급등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현재의 기준금리가 인플레이션 둔화에 효과가 있다는 비교적 온건한 스탠스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인 5.5%가 인플레이션 둔화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특히 내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서 투표권을 가지게 될 보스틱 총재는 “애틀랜타 연은 전망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내년 말에 2.5%까지 둔화하고, 2025년에는 2%에 더 근접할 것”이라면서 “올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2%로 둔화하고, 내년에 1%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국내 국고채 시장도 이날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전날 3년물 금리를 비롯해 10년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물이 3.6%선을 하회한 만큼 추가 강세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올해 마지막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지만 ‘매파’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오전 11시10분에 열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에 시선이 집중될 예정이다. 기준 금리 동결이 전망되는 가운데 이 총재가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프라이싱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이날은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되는데 한은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얼마나 상향 조정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 시장 참여자는 “현재 시장의 프라이싱 속도가 상당히 빠른 만큼 중앙은행이 브레이크를 걸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했다.
다만 30년물 금리의 경우 전날 3.508%로 마감했다. 30년물의 경우 매수세 우위에 다른 연물보다 강세 강도가 세지고 있다. 이날도 매수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시장에선 3.5% 밑으로도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