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내년 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을 웃돌면서 주가도 상대적으로 더 큰 폭 상승할 수 있다는 투자의견이 제시됐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의 비중은 올해 3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내년에는 다시 20%대를 회복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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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초부터 ‘챗 GPT’에 힘입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주가가 큰 폭 상승했고, 2분기 이후 본격화된 감산 공조로 메모리 재고는 마침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접어들었다”며 “메모리 가격도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수요를 억눌렀던 IT 세트의 재고 부담도 해소 국면에 진입했다. 다만 금리 인상의 누적 효과가 시차를 두고 기업들과 개인들에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높아, 2024년 IT 세트 수요의 약한 회복세(PC, 스마트폰, 서버 출하증가율 +3%로 예상)를 전망했다. 2024년 메모리 비트 수요는 D램은 19% 증가한 293억GB, 낸드는 22% 증가한 7410억GB로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내년에도 수요 전망에 따라 반도체 가동률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지만, 수요가 예상과 달라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이 가시지 않았고, 재고는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메모리 업체는 적자를 기록했고 경영진이 무리할 정도로 가동률을 빠르게 높이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유통 채널과 칩 업체의 보유 재고는 줄어들고 가격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연평균 35% 상승, D램 시장 규모는 812억달러로 전년 대비 59% 성장을 예상했다. 낸드 ASP도 연평균 기준 12% 상승해, 2024년 낸드 시장 규모는 460억달러로 전년 비 33% 성장을 전망했다.
또한 내년에는 메모리 성장률이 46%로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17%)를 웃돌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의 비중은 3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7.2%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내년에는 메모리 비중이 다시 20%대를 회복할 것으로 봤다.
이 센터장은 “내년 반도체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시 21.5%로 높아지면서 평균회귀(Mean Reversion) 경향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이에 메모리 업체들의 주가도 타 반도체 기업에 비해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 삼성전자의 4세대 HBM3 아이스볼트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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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각각 9만3000원과 15만원을 제시했다.
기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 중에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최대 수혜주로 기대되는
한미반도체(042700)(8만3000원, 목표주가 이하 동일)와 미세공정에 특화된
주성엔지니어링(036930)(4만원),
유진테크(084370)(5만5000원)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리노공업(058470)(20만원)도 주요 반도체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테스트 중요성이 계속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