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본궤도 올라탄 유빅스…“연말 美FDA에 혈액암치료제 1상 시험계획 신청”

혈액암치료제, 전임상 마치고 시료생산
내년 초 韓·美서 임상 1상 개시 목표
  • 등록 2023-10-06 오전 8:26:14

    수정 2023-10-06 오전 8:26:14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 기반 신약개발사 유빅스테라퓨틱스(이하 유빅스)가 올 연말 혈액암치료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신청에 나선다. 차질없이 IND 승인을 받을 경우 유빅스는 이 이력을 토대로 내년 중 기술성평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기업공개(IPO)가 목표로, 최근 시리즈C 펀딩을 마무리하고 원활한 기술이전 추진을 위해 담당 임원도 신규 영입했다.

140억 규모 시리즈C 펀딩 마감…누적 투자금 400억 육박

4일 유빅스테라퓨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펀딩을 마무리했다. 2020년 진행된 시리즈B 펀딩(151억원 규모) 때보다 밸류에이션이 할인 적용됐다. 하지만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의료 인공지능(AI) 회사가 아닌 신약개발사가 1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시리즈C 펀딩을 포함한 유빅스의 누적 투자금액은 총 396억원이다.

유빅스테라퓨틱스 누적투자금액(자료=유빅스테라퓨틱스)


회사는 조달한 자금을 임상 1상 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유빅스는 4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표적 단백질인 과발현된 BTK를 분해함으로써 효능을 나타내는 혈액암치료제 ‘UBX-303-1’가 올 초 전임상을 마치면서 진도가 가장 빠른 상황이다.

서보광 유빅스 대표는 “내년 중 기술성평가 및 예비심사청구 신청을 진행함으로써 내년 말 혹은 내후년 초에 상장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며 “UBX-303-1은 연말까지 FDA에 IND를 제출하고 내년 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1상 IND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빅스는 지난 상반기 UBX-303-1의 동물 대상 약효 및 독성시험을 마치고 내년 초 임상 1상 개시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서 대표는 “글로벌 비임상수탁기관(CRO) 찰스리버를 통해 비임상 종에서 우수한 약효와 약물 동태학적 프로파일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했다”며 “문제될 만한 독성이 관찰되지 않아 임상시험에서 약물 범위를 설정하는 데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원료의약품(DS) 생산은 이미 마쳤고 지금은 완제의약품(DP) 생산을 진행 중이다. 내년 초 임상 1상 개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술이전 추진할 임원 신규 영입…IPO 위한 마지막 퍼즐 완성

신테카바이오(226330)에서 코스닥 상장 및 사업개발을 담당했던 양현진 상무가 지난 7월 유빅스에 사업개발실장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양 실장은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해,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국립보건연구원(NIH)에서 망막 및 인시리코를 연구했다. 시리즈B 펀딩 마무리 이후 이송희 연구소장과 류제호 연구부소장, 서보선 CFO, 손삼열 개발실장, 홍혜숙 CMC담당이사가 유빅스에 합류한 데 이어 양 실장 영입으로 기술이전 추진을 위한 마지막 퍼즐까지 완성한 셈이다.

양현진 유빅스테라퓨틱스 사업개발실장 (사진=유빅스테라퓨틱스)


TPD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해 치료하는 기술로, ‘분자 접착제’ 기술과 ‘프로탁’ 기술로 나뉜다. 유빅스는 문제 단백질이 프로탁과 결합하면 유비퀴틴 연결(E3 ligase) 효소로 문제 단백질을 분해가능상태로 만들고, 이후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이좀이 이상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의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가 타깃에 붙어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데 그친다면 프로탁은 아예 문제 단백질을 소멸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빅스는 한국, 미국, 유럽 등지에서 독자 플랫폼 기술인 ‘디그레이듀서’(Degraducer®)의 특허도 보유 중이다.

국내에는 아직 상장된 TPD 개발사가 없지만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이을 차세대 글로벌 유망기술로 조명받으면서 상장된 중견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장외 개발사간 협업이 활발하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바이오벤처의 코스닥 상장 기준으로 임상 2상 진입 파이프라인 보유 여부와 기술이전 여부를 불문율처럼 여기고 있다. 유빅스를 비롯해 국내 TPD 개발사로는 오름테라퓨틱, 업테라, 핀테라퓨틱스 등이 있다. 하지만 TPD는 2001년 개념이 등장한 신규 기술로, 미국에서 고형암 치료제 ‘ORM-5029’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오름테라퓨틱을 제외하고는 국내사 중 본임상에 진입한 TPD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회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유빅스는 TPD의 글로벌 개발 현황을 감안했을 때 IPO 신청 때까지 다른 모달리티(치료접근법)와 유사한 수준의 정량적 성과를 갖추기는 어렵다고 보면서도, 본임상 진입 및 기술이전 추진을 통해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는 “한국거래소는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의 기술성과 사업성을 면밀히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그 기준과 요구 수준에 맞춰 바이오벤처들이 IPO를 준비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유빅스는 TPD라는 새로운 치료제 유형을 이용해 의약품을 개발하는 회사로, 국내 TPD 의약품 개발사 중 선두 기업이다. 임상단계나 정량적 성과만을 일률 적용하는 것보다는 개별 바이오벤처마다 다른 모달리티, 사업화 방식 등을 반영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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