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레거시된 유료방송 “지금은 변화할 때”

  • 등록 2023-09-17 오후 1:00:17

    수정 2023-09-17 오후 7:26:20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유료방송의 시초격인 케이블TV는 지난 1995년 ‘뉴미디어의 총아’로 불리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기존 지상파 4개(KBS, MBC, SBS, EBS)만 나오던 시대의 끝을 맺고, 48개 케이블TV사업자(SO)가 무려 24개 채널을 제공하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물론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첫 가입자만 9만7463명에 달했고, 2009년 1514만 가입자를 넓히며 성장 가도를 달렸다. 채널도 기하급수적 늘었다.

하지만 출범 30년이 다 돼가는 케이블TV의 지금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그나마 IPTV가 선방하고는 있지만, 최근 넷플릭스로 통칭 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등장으로 유료방송 가입자는 사실상 제로 성장에 가까운 상태다. 사실상 ‘올드(Old)매체’가 된 것이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IPTV·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 방송 가입자는 3624만 8397명으로 상반기 대비 0.67%(24만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집계 이래 가입자 증가율이 1%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국내 OTT 앱 사용자는 3000만명을 넘어서며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증가율이 112.3%, 48.3%, 26.8%, 7.5%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업계도 위기를 직감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진행된 콘텐츠 종합전시회 ‘광주 에이스 페어’에서는 케이블TV의 위기극복 방안에 대한 세미나가 다수 진행됐다. 4일간 진행되는 행사에 장장 3시간이 소요되는 세미나가 이틀 동안 열리며 큰 비중을 차지했다. 머리를 모아 위기 대안을 찾자는 의지의 표시다.

앞서 13일에는 글로벌OTT를 같은 규제안에 묶어달라며 입법 제안을 하기도 했다. OTT와 같은 규제에 묵되, 규제는 대규모로 완화해 동일한 선상에서 경쟁하게 해달라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도 필요하지만, 유료방송이 ‘화끈한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기보다 새로운 업을 찾아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면서 FAST(패스트,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사업을 새 먹거리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에이스페어 세미나에서도 FAST 사업이 승산이 있다는 조언이 쏟아졌다. FAST는 간단히 말하면 TV시청 전 광고를 보고, 채널을 선택해 보는 것이다. 유튜브 시청방식이라고 생각하며 쉽다.

업계는 아직 변화가 두렵기만 한 모습이다. 시스템 구축에 드는 막대한 비용, 유료방송 가입자의 감소 가속화, 광고수익 확보를 위한 과도한 영업 등 패스트 도입 시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존의 수익도 빠지고 광고수익도 떨어지는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변화는 늘 누구에게나 두렵다. 엄밀히 말하면 변화 자체보다는 변화에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 두려운 것이다. 미디어시장의 대부격인 미국에서도 FAST 도입에 실패한 기업 사례가 많다. 하지만 꾸준히 자신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가입자를 끌어모으다 보니, 이제 FAST가 미디어 주류 시장이 되지 않았는가.

14일 세미나에 사회를 보던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 유료방송이 도입될 때 지상파와 대응했던 걸 되돌아보자, 또 IPTV, OTT가 도입될 때는 어땠는가. 과거를 돌이켜보면 새 미디어 도입에 대한 (두려움 등을 해소할)실마리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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