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해나의 약통팔달]‘말 못할 고통’ 치질, 완하제는 장기간 복용 안 돼요

한 해 국내 치질 환자수 64만명
항문 직접 치료 외용제, 플라보노이드 등 경구약
외용제, 증상 사라지더라도 임의 중단은 안 돼
진통제 중 아스피린은 출혈 심해질 가능성 있어
  • 등록 2021-05-08 오후 3:00:00

    수정 2021-05-08 오후 3:00:00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치질은 한 해 환자 수가 64만명(2019년 기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이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질병입니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빈발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죠.

보통 치질은 항문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질환을 뜻합니다. 치질에는 항문에 위치한 정맥이 늘어나 바깥으로 점막이 드러나는 치핵과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에 고름이 생겨 발생하는 치루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치질은 치핵이며 항문 질환 가운데 발병률이 높은 편입니다.

(사진=양지병원)
치핵이 치질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치질약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치핵 치료제를 말합니다. 심하지 않은 치질의 대부분은 보존요법과 약물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치질에 의한 통증을 감소시키고, 염증을 감소시키며, 항문 주위의 근육을 이완하는 작용과 혈액순환을 개선해 치질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돼죠. 치질약의 종류로는 항문의 주위를 직접 치료하는 크림이나 좌약 등의 외용제와 식물성 플라보노이드 등의 경구약이 있습니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외용제로는 항문 주위에 적용하는 근육이완제, 소염제, 국소마취제, 혈관수축제 등이 있습니다. 근육이완제는 항문 주위의 근육을 이완하고 혈액순환과 정맥혈관의 재생을 도와 통증을 완화하고 치질을 회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스테로이드 등의 소염제를 사용하면 염증을 감소시켜 치질로 인한 불쾌감, 가려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국소마취제는 말 그대로 해당 부분을 마취해 통증을 완화하고 출혈이 일어난 경우에는 혈관수축제를 사용해 부종과 출혈을 억제합니다.

외용제를 사용할 때 가벼운 가려움증, 통증, 출혈이 나타나거나, 치질 증상의 개선이 없으면 의사, 약사 등 전문가에게 알려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소염제를 사용할 때는 염증 및 가려움, 수포, 화끈한 증상이 사라지더라도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장기간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히드로코르티손과 같은 스테로이드제는 항문 주변 피부를 얇게 만들 수 있어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좌약은 무르게 된 경우에는 잠시 냉각시킨 후에 사용하고 지나치게 딱딱하게 된 경우에는 실온에 두어 무르게 한 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장질환, 고혈압, 갑상선질환, 당뇨병, 전립샘비대증으로 인한 배뇨곤란 환자는 외용제 중 클로르헥시딘이 포함된 약을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먹는 약으로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의 정맥 치질약과 대변완화제, 소염 진통제 등이 있습니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의 치질약은 항산화 작용으로 세포 손상을 막고 모세혈관을 강화해 치질로 인한 출혈, 가려움증, 부종, 통증 등을 개선합니다. 완하제는 굳은 변을 부드럽게 하여 항문에 가는 자극을 줄여 치료를 돕습니다. 식이섬유제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함께 먹으면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외치핵의 경우 통증이 비교적 심하지 않으면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의 진통제를 복용하는데,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출혈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치질에는 복용하지 않습니다.

대변완하제 중에서 차전자피 제제는 다른 약물을 흡착해 그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다른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는 약사 또는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또 장기간 복용 시 약물에 대한 내성이 증가하고 변비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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