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내 5개 제약회사가 각자도생하는 까닭

글로벌 매출 1조돌파 국산신약 임박 앞두고 관심집중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각자 경영
"사업분야 다르고 제약업 특성상 별도법인이 효과적"
'따로 또 같이' 최태원 SK그룹회장 경영철학 반영
  • 등록 2019-02-24 오후 1:55:32

    수정 2019-02-24 오후 1:55:32

[이데일리 류성 기자] “2025년까지 글로벌 매출1조를 올리는 국산신약이 등장할 것이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지난달 신년 간담회에서 장담한 얘기다. 원회장의 예측을 두고 제약업계는 업계1위 유한양행의 지난해 전체매출이 1조5188억원에 불과한데 “너무 의욕적 목표가 아니냐”는 회의적 시각이 대세였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이런 회의감은 수그러들고 오히려 원회장 예상보다 빠른 기한내 목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업계에 확산되고있다.직접적 계기는 SK바이오팜이 최근 거둔 혁혁한 전공이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에 대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신약판매 허가신청서(NDA) 심사를 개시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별다른 이슈가 없는한 FDA가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최종 판매허가를 오는 11월 내줄것으로 기대한다. NDA 심사 통과율은 평균 85%에 달한다.허가받는대로 SK바이오팜은 세계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곧바로 신약판매에 돌입한다.이 회사는 세노바메이트 1개 품목으로 미국시장에서 연매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실제 이 신약에 대해 거의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되는 벨기에 UCB의 뇌전증치료제가 미국에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거두고 있다.

원회장은 “SK바이오팜 뿐 아니라 글로벌 신약매출 1조원 돌파를 할수있는 후보군이 많아지고 있다”며 “2025년이라는 기한도 사실 소극적으로 잡았기에 더 앞당겨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SK바이오팜이 국내 제약업 120여년 역사상 최초로 글로벌시장에서 매출1조원을 돌파할수 있는 신약출시를 눈앞에 두면서 SK그룹의 제약·바이오사업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그룹내 제약,바이오사업을 분야별로 나눠 별도 독립법인으로 운영하는 독특한 경영방식도 주목받고있다.

그간 SK그룹의 제약사업은 상대적으로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SK그룹에서 반도체,통신 등과 달리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던 탓이 크다. SK케미칼에서 신약개발이나 백신, 혈액제제 사업을 하는 정도로만 외부에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을 전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약·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핵심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아래 이 분야에 대대적 투자를 실행하면서 퀀텀점프를 거듭해왔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때도 최회장은 “신약사업은 자원개발처럼 성공시 고수익이 기대되지만 장기투자가 필요한 만큼 지속적 투자와 관심이 중요하다”며 신약 개발조직(Life Science)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기도 했다.

현재 SK그룹내 제약·바이오 사업을 벌이고 있는 주요 관계사는 모두 5곳에 달한다. SK바이오팜(신약개발),SK바이오텍(원료의약품 생산),SK케미칼(신약개발),SK바이오사이언스(백신),SK플라즈마(혈액제제) 등이 그것이다.

SK(주)로부터 SK바이오팜은 2011년 분사했고 SK바이오텍은 2015년 SK바이오팜으로부터 쪼개져 나왔다. 지주회사인 SK(주)가 두 회사 지분 100%를 갖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의 백신사업을 2018년에,SK플라즈마는 SK케미칼의 혈액제제 사업을 2015년에 각각 떼어내 출범시킨 별도법인이다.

재계는 “SK그룹이 제약·바이오 사업을 하나로 합하지 않고 다양한 독자법인 체제로 운영하는 저변에는 SK그룹의 핵심 경영전략인 ‘따로 또 같이’가 있다”고 판단한다. ‘따로 또 같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평소 중요하게 추진해온 경영전략 가운데 하나다. 관계사마다 독립경영을 실시하고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관계사 간 참여와 협력을 통해 지속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게 골자다.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지배구조상으로도 ‘따로 또 같이’라는 경영철학이 가장 들어맞는 분야라는 분석도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SK(034730)(주)아래에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을,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주도하는 지주회사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285130)과 SK바이오사이언스,SK플라즈마를 각각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구조여서다.

강충식 SK그룹 상무는 “제약산업은 벨류체인이 길고,연구개발, 생산,마케팅 등 각 분야에서 요구되는 사업역량이 상이하다”며 “주력 사업분야에 적합한 맞춤형 경영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각사 독립경영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각사 독립경영체제는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순항하고 있다는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SK바이오팜은 신약 세노바메이트외에도 지난 2017년 미국 재즈사에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치료신약 솔리암페톨 역시 FDA 신약판매 허가를 앞두고 있다.오는 3월20일 허가여부가 결정난다. 이달에는 스위스 아벨테라퓨틱스에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유럽지역 대상으로 한 기술수출을 5억3000만달러에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원료의약품 생산업체인 SK바이오텍은 최근 2년간 글로벌 M&A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단숨에 전세계 CMO(의약품 위탁생산 업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2017년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인 SK바이오텍 아일랜드를 인수한 데 이어 작년 7월 美 앰펙사를 합병했다. SK바이오텍 관계자는 “한국과 아일랜드에서 원료의약품 총40만 리터급을 생산하고 있다”며 “2020년 이후 생산규모는 글로벌 최대인 160만 리터 급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의 성적표도 화려하다. 지난 1999년 국내 신약 1호 ‘선플라’ 개발에 성공하며 합성신약 분야의 새 장을 열었다. SK케미칼이 자체 개발한 특허기술로 은행잎에서 징코라이드등 유효성분을 추출해 만든 국내대표 혈액순환개선제 기넥신은 발매이후 27년간 시장1위를 지속하고 있는 히트작이다.

백신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적 백신회사인 사노피 파스퇴르에 지난해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 생산기술을 모두 1억5500만달러에 수출했다.국내 백신 기술수출로는 최고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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