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부터 소액연체자 신용회복
직장인 김준원(31)씨는 지난해 1월 신용등급이 기존 3등급에서 8등급으로 무려 5단계나 떨어졌다. 카드값 25만원을 실수로 3개월 이상 못 갚은 게 화근이 됐다. 밀린 카드비를 다 갚은 지는 이미 오래지만 김씨의 신용등급은 여전히 8등급에 머물러 있다. 한 순간에 저신용자로 떨어진 김씨는 낮은 신용등급 때문에 새로 카드를 발급받는 것은 물론 1금융권의 저금리 대출은 꿈도 못 꾼다. 김씨는 “직장에 다니고 있어 매달 일정 소득이 있지만 정작 은행 거래가 어려워 신용등급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25만원을 못 갚은 것 치곤 너무 가혹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올해 말 곧바로 본인 신용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가 자신의 신용도에 상응하는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지금의 신용평가 관행을 개선하는 제도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씨처럼 소액연체자는 올해 말부터 신용을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지금은 30만원 미만의 소액이라도 3개월 이상 연체하면 신용등급이 8~9등급으로 떨어진다. 연체 대출금을 갚아도 상당수는 3년간 7~8등급이 유지돼 은행 대출은 꿈도 못 꾼다.
통신료 잘 내도 신용등급 오른다
앞으로 통신료만 잘 내도 신용등급이 올라간다. 신용조회회사(CB)는 앞으로 개인의 신용을 평가할 때 금융거래 정보 외에도 통신비·공공요금·국민연금과 같은 비금융 거래정보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제도 도입으로 대학생, 사회초년생이 가장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연체는 없지만 신용거래 실적이 모자라 대부분 4~6등급으로 낮게 평가된다. 대략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20대는 신용등급이 낮아 급전을 빌릴 때 대부분 금리가 연 20~30%대인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를 찾는데 앞으로 비금융거래 실적만 좋아도 신용등급이 개선돼 은행 이용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며 “최대 420만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본인 신용등급은 CB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CB사들은 1년에 두번 본인 신용등급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