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기준 완화..'30개월 이하'

美 "의미있는 조치, 미국산 쇠고기 국제기준에 부합"
日 소비자단체 "국민 안전을 무시한 폭거"
  • 등록 2013-01-29 오전 9:22:18

    수정 2013-01-29 오전 10:25:05

[이데일리 신혜리 기자]일본 정부가 내달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8일 약사·식품위생심의회에서 “2월1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요건을 현행 ‘생후 20개월 이하’에서 ‘생후 30개월 이하’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생후 30개월 이하인 소라도 광우병(BSE) 병원체가 축적되기 쉬운 소장 일부와 편도선은 제거해야 한다.

후생노동성은 다음달 1일 전국 검역소에 미국산 쇠고기 규제 완화 사실을 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실제적인 수입은 오는 2월 중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소 연령 제한 이전과 이후 수입량 비교 (표=요미우리)
이번 결정으로 일본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현재 연간 10만톤에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은 지난 2003년 약 14억 달러 가량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산 쇠고기 수입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이 수입규모를 늘리기로 한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정부는 “최근 10년간 태어난 소 가운데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없다”며 국제기준을 들어 수입 조건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일본은 지난 2003년 광우병 발병 이후 미국과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가 2005년 12월 금지 조치를 해제하면서 생후 20개월 이하 소에 대해서만 수입을 재개했다.

미국은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성명을 내고 “미·일 쇠고기 교역에서 역사적이고 의미 있는 조치”라며 “미국산 쇠고기의 90% 이상이 이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소비자 단체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소비자연맹 등 소비자 단체들은 “미국의 소 나이 확인 방법이 완전하지 않은데다 광우병 검사율도 낮다”면서 “이 같은 정부 결정은 국민의 안전을 무시한 폭거”라고 성명을 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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