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빠지고 세 섬은 하나가 됐다

1년 52주 당일치기 여행 - 화성 국화도
  • 등록 2008-06-05 오후 12:00:00

    수정 2008-06-05 오전 9:33:01

[조선일보 제공] '아무도 없는 곳에 가고 싶다'는 욕망이 문득 솟구치는 날에는 경기도 화성국화도(菊花島)에 가보자. 동서로 400여 m, 남북으로 2㎞에 불과한 이 섬은 전망 좋은 커피숍 하나 없어 외로움에 젖고 싶은 날 딱 좋다. 국화도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건 서북쪽에 있는 매박섬(토끼섬)과 남쪽의 두지섬이다. 썰물 때 바닷길이 열리면 사막 같은 바다 바닥을 걸어서 두 개의 무인도에도 발을 디뎌볼 수 있다.

11:10 국화도행 여객선 승선

국화도는 들국화가 많이 피는 섬이라고 그 같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국화리에 소속된 섬이지만 여객선은 그러나 충남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에서 타는 게 빠르다. 화성에 있는 매향리 포구에서 배를 타도 되지만 국화도까지는 직선거리로 18㎞, 배로 한 시간 남짓이다. 반면 장고항에 2006년 새로 생긴 정기여객선을 타면 10여 분밖에 안 걸린다.

장고항 '어부화가횟집' 앞에 국화도 행 여객선 매표소가 있다.

여객선은 10분 정도 바다를 달려 빨간 등대가 세워진 국화도 선착장에 닿는다. 여행객들은 설레는 가슴을 어루만지며 국화도 안내판에 눈길을 준다. 국화도 본섬을 중심으로 매박섬, 두지섬, 해수욕장, 바닷길 등이 잘 표시되어 있다. 선착장으로부터 각 지점까지의 거리를 보여주는 말뚝에도 눈길이 간다. '일출팔각정 700m, 두지섬 1.3㎞, 토끼섬 1.5㎞, 민박촌 50m'. 안내판 옆 깔끔하게 지어진 화장실도 미리 이용해두자.

원주민마을의 국화식당 옆으로 난 작은 길을 올라가 '펜션 마을'을 통과하면 국화도 해수욕장에 진입하게 된다. 모래 대신 자갈들로 뒤덮인 해변이다. MT를 온 대학생들은 함성을 지르며 족구를 즐기고 아이들은 예쁜 조약돌을 찾거나 바지락조개를 줍기 위해 해변을 오락가락한다. 아쉽게도 그늘이 없어 여행객들은 해변에 돗자리를 깔고 양산을 파라솔 대용으로 펼치고 간식과 음료수를 나눠먹으면서 6월의 미풍을 음미한다. 해변 앞에는 낚시를 위한 좌대(바다 위에 움직이지 않게 띄워 놓은 낚시터) 서너 개가 떠있다.


12:00 바지락칼국수로 점심식사

국화도 해변 뒤편에는 명가식당(031-357-7311·011-438-7318), 썬하우스(031-355-6231·016-712-4641), 국화도바다펜션(011-9800-8025) 같은 식당 겸 민박집들이 있다. 바지락칼국수(5000원), 활어회(3만5000∼4만원) 등을 판다.

▲ 경기도 화성 국화도에서 바라본 두지섬. 썰물 때 두 섬은 하나로 이어진다. / 조선영상미디어 김영훈 기자 adamsone@chosun.com

13:00 매박섬 건너가기, 혹은 바라보기

서해안의 섬 여행은 물때에 따라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이 있다. 국화도에서 매박섬으로 건너가는 것도 그렇다. 올해 6월 6일에는 오후 1시, 7일에는 오후 1시40분, 8일에는 오후 2시30분에 바닷길이 열린다. 물때는 국화도 내 식당이나 민박집으로 문의하면 친절히 가르쳐준다.

국화도 해변 서쪽 끄트머리에서 매박섬으로 넘어가는 곳에서 명광성(71)씨가 여행객들에게 3000원을 받고 조개잡이용 호미와 망태기를 빌려준다. 명씨는 "우리 가족이 1998년 국화도로 이사 와서 이듬해 토끼 7마리를 매박섬에 풀어놨는데 2년 지나니까 섬 전체가 토끼로 뒤덮여 토끼섬이라는 별명이 생겨났다.

물이 많이 빠질수록 바지락조개잡이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따금 돌게도 잡힌다. 국화도 체험어장으로 지정된 이 해변에서 바라보는 매박섬 풍경은 참으로 아름답다. 하얀 굴 껍데기가 층층이 쌓인 해변 뒤로 매박섬으로 가는 물길이 이어지고 3개의 봉우리를 수면 위로 내민 매박섬의 자태는 지중해 어느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림엽서에 가깝다. 열린 바닷길을 건너 토끼섬까지 가보는 것도 도시 사람들에겐 신기한 경험이다. 물때가 맞지 않아서 비록 매박섬에 건너갈 수 없는 경우 그저 눈요기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면 국화도 여행의 본전은 건진 셈이다.

국화도 남쪽의 두지섬은 국화도 어촌계 양식장 갯벌에 만들어진 시멘트 길을 따라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두지섬 뒤로는 왜목마을과 당진화력발전소 등이 보인다. 매박섬 해변과 달리 이곳 해변에서는 여행객들이 갯벌 생물을 캐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만일 오후 2시40분에 국화도에서 출항하는 여객선을 타고 섬을 빠져 나오려는 여행객들은 매박섬이나 두지섬까지 다녀오는 일정 중 하나는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것이 좋다.

국화도의 체험거리로는 바지락 줍기, 좌대 낚시, 배낚시, 그물어업 등이 있으며 각 식당으로 문의하면 안내해준다.

자가용으로

서해안고속도로 송악나들목→고대산업단지→석문방조제→장고항

대중교통으로

▲당진~장고항: 당진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장고항 방면 버스 이용.

▲장고항~국화도: 장고항 매표소는 장고항 마을의 어부화가 횟집 앞에 있는 녹색의 임시건물이다. 정기여객선 국화 페리의 장고항 출항 시각(4, 5, 6, 9, 10월) 오전 8시10분·11시10분·오후 3시10분·6시10분, 국화도 출항 시각 오전 7시40분·10시40분·오후 2시40분·5시40분. 성수기(7·8월)에는 배가 하루 5회로 늘어난다. 장고항 출항 시각 오전 8시10분·11시10분, 오후 2시10분·5시10분·7시30분, 국화도 출항 시각 오전 7시40분·10시40분, 오후 1시40분, 4시40분·6시). 왕복 배삯 어른 6000원, 소인 4000원.

당진 시외버스 터미널 (041)355-2665
장고항 매표소 관리인 010-4311-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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