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IT주 수난..메릴린치-UBS `융단폭격`

삼성전자에 대해선 상대적 호평
  • 등록 2004-08-05 오전 9:17:03

    수정 2004-08-05 오전 9:17:03

[edaily 한형훈기자] 외국 금융기관들이 대만의 정보기술(IT) 주식들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지난달 메릴린치가 전세계 반도체 분야가 곧 꺾일 것이라며, 가장 먼저 칼을 빼들었고 씨티그룹과 UBS 등도 대만의 IT 주식들에 대해 악평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전세계 반도체와 LCD 분야에 대해 비관론이 팽배하지만, 상대적으로 주가 수준이 높은 대만의 IT 분야에 따가운 눈총이 쏠리고 있다. 이 여파로 최근 대만의 IT주, 특히 LCD주들이 유례없는 급락세를 타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은 경기 회복에 힘입어 IT 분야의 우려를 비껴가고 있고, 한국도 삼성전자의 후광에 영향받아 혹평은 받지 않고 있다. ◆메릴린치-UBS `융단폭격` UBS와 메릴린치가 유독 대만의 IT 분야에 독설을 퍼붓고 있다. 어제는 UBS가 D램 업계의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며, 대만의 1·3위 반도체 업체인 파워칩과 난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로 낮췄다. 메릴린치도 TSMC의 3분기 매출 전망을 8% 성장에서 4%로 하향조정했다. 지난달 말에는 메릴린치가 반도체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며, 대만의 주요 반도체 설계업체인 미디어텍과 선플러스테크의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앞서 메릴린치는 세계 3위 LCD 업체인 AU옵트로닉스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전격 강등한 바 있다. 씨티그룹도 반도체 수탁가공 업체인 TSMC와 UMC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깎아내렸다. ◆대만 IT주 수난..AU옵트로닉스 지난달 22% 급락 외국 금융기관들이 맹공을 퍼붓우면서 대만의 IT 주식들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혹평이 쏟아진 지난달 대만의 간판 종목인 반도체와 LCD 업체의 주가는 흘러내렸다. 지난달 대만의 가권지수가 6.4% 떨어진 가운데 세계 1위 반도체 수탁가공 업체인 TSMC가 10.6% 급락했다. 또 세계 D램 시장 5위권인 난야가 7.8%, 세계 3위 LCD 업체인 AU옵트로닉스가 21.5%, LCD 4위권인 치메이가 15.6% 급락하는 등 IT 종목들이 대부분 지수하락률을 크게 밑돌았다. LCD 주식들은 최근 장중 하한가로 밀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만 IT주의 부진 이유로 지난 3월 이후 다시 부각된 중국과 대만의 정치적 긴장, 대만 기업의 높은 주가 수준 등을 꼽고 있다. 시장에선 대만 IT주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로 한국의 8.6배에 비해 고평가되어 있어, 대만의 IT주가 외국 금융기관에서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외국인들도 대만 증시에서 IT 주식들을 팔아치우고 있다. 이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연중 최고 수준의 누적 순매수를 보이는 것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는 부분이다. 외국 금융기관들은 한국의 반도체주에 대해선 애정어린 눈길을 멈추지 않고 있다. 메릴린치는 삼성전자에 대해 낸드플래시 모멘텀이 인상적이라며 `매수` 의견을 유지중이다. 하이닉스에 대해서도 호평과 함께 현주가 대비 3배인 2만6000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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