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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민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은 디스크와 달리 움직일수록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아침마다 허리와 골반 부위가 뻣뻣하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 통증으로 간과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직성척추염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깊은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HLA-B27((HLA-B27, Human Leukocyte Antigen-B27)이라는 유전자가 관련된 경우가 많다. 가족력이 있고 HLA-B27이 양성인 경우 발병 빈도가 10~30%로 나타난다. 그러나 HLA-B27이 양성이라고 해서 반드시 강직성척추염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유전 외에도 환경적 요인, 면역 체계의 이상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김재민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을 방치할 경우 척추의 아래쪽에서 시작된 강직이 위쪽으로 진행되며, 척추가 하나의 긴뼈처럼 굳는 ‘대나무 척추(Bamboo spine)’로 변형될 수 있다”면서 “이는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뒤로 젖히는 기본적인 동작조차 어렵게 만들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강직성척추염은 예방하기는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척추 변형과 강직을 막을 수 있다. 약물치료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가 일차적으로 사용되며, 증상이 심한 경우 생물학적 제제인 종양괴사인자(TNF)-알파 억제제가 사용된다. TNF-알파 억제제는 염증을 빠르게 완화하고 통증을 줄여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도와준다.
아침에 허리의 뻣뻣함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고 움직임으로 서서히 호전된다면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해야 한다.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시작하면 척추 변형을 예방하고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김재민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은 주로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만성 질환이지만 방치하지 않고 관리하면 충분히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며 “꾸준한 관리와 병행 치료로 강직과 통증의 악순환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