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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잠시 나른해지는 오후. 시원한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 당긴다. 스마트폰에서 배달 앱을 열고 스타벅스에서 메뉴를 고르고 결제한다. 주문을 마친 지 10분이 조금 지나니 현관 앞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주문한 커피가 제조부터 배송까지 일사천리에 끝난 것이다.
중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느끼는 부분 중 하나는 중국이 바로 ‘배달 천국’이라는 점이다. 배달이 가능한 분야와 품목이 다양할 뿐 아니라 배달비도 싸고 배송 시간도 빠른 편이다.
중국 베이징에 살고 있는 한 한국인 주재원은 “중국은 이미 한국에서 ‘배달의 민족’ 같은 배달 문화가 퍼지기 몇 년 전부터 배달이 일상화됐다”며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그런지 배달비가 아예 무료거나 한국 돈으로 1000원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중국의 배민’으로도 불리는 국민 배달 앱인 ‘메이투완’이 널리 사용된다. 중국 대기업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어러머’ 등도 있다.
한국에서는 배달, 영화 예매, 숙박 예약, 교통편 예매 등이 모두 다른 앱에서 구동되지만 중국은 하나의 앱에서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니면 위챗(중국명 웨이신)이나 알리페이(중국명 즈푸바오) 같은 결제 앱이 하위 미니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모두 연동해 이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앱을 통한 생활이 더 편리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배달이 빠른 이유도 배달원들의 구조가 다른 점도 있다. 우선 메이투완 등 하나의 앱에 속한 배달원들의 숫자 자체가 많고 이들은 지역의 주요 쇼핑몰, 음식점 등에서 항상 대기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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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주요 상권은 물론 주택가, 골목마다 유명한 맛집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중국은 보통 하나의 쇼핑몰 안에 다양한 음식점, 카페 등이 몰렸다. 베이징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왕징 지역의 경우 카이더몰, 기린사, 소호 등 대형 쇼핑몰에서 대부분 생활 편의 서비스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달 문화가 활성화될수록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바로 한국에서도 골치를 썩고 있는 일회용 쓰레기 처리다. 티몰(중국명 타오바오), 테무(중국명 핀둬둬) 등 택배 문화 또한 활성화된 중국에선 플라스틱이나 비닐 같은 일회용 쓰레기 배출량도 많다.
상대적으로 분리수거가 철저히 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분리수거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 음식물 쓰레기 정도만 별도 통에 배출할 뿐 캔, 플라스틱 등은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은 분리수거 또한 저렴한 인건비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에서 오래 거주하고 있는 한 한인은 “한국에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서 곧장 재활용 수거업체 등으로 넘기지만 중국은 쓰레기 처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분리수거를 하는 방식”이라며 “쓰레기 분리수거 절차를 가정이 아닌 업체 차원에서 실시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의 차이일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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