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계좌에 있지만 주식에 투자하지 않은 `고객 예탁금`이 어느 새 65조원을 돌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에만 무려 10조원이 넘게 급증했다. 올 들어서 2.4배나 늘어난 것이다. 언제든 주식을 살 수 있는 개인투자자의 실탄이 넘쳐난다는 얘기다.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향해 가자 주춤했던 매수 심리가 또 다시 발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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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계좌에 예치된 고객 예탁금은 18일 65조136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에만 10조962억원이 증가했다.
예탁금은 지난달 초 빅히트(352820) 청약이 끝난 후 감소하는 듯 했으나 이달 코스피 지수가 2300선을 돌파한 이후로도 계속해서 상승폭을 키우자 투자 심리가 우호적으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2500선을 넘어 연 고점을 돌파, 17일엔 장중 2556.09선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2607.10)와 불과 51.0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원화 강세에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도 증시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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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늘어난 예탁금이 주식 투자로 이어진다면 어디로 향할 것인가다. 일단 개인투자자 자금의 증시 유입은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서 코스피 시장에서 5조원 가량을 내다팔아 올 들어 첫 매도세를 보였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등을 팔아치웠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4000억원 가량의 매수세를 기록, 올 들어 11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매수할 만한 업종으로 바이오주를 꼽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인해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백신 개발로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며 “개인들이 이들 업종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개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배 ETF(상장지수펀드), 네이버(035420), 삼성전자우(005935), 대한항공(003490) 등이지만 코스닥 상장사만 놓고 보면 바이오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KPX생명과학(114450)을 1200만원 넘게 매수했다. KPX생명과학은 항생제 중간체인 ‘EDP-CI’를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하고 있는 화이자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 제넥신(095700), 씨젠(096530), 고바이오랩(348150), 박셀바이오(323990) 압타머사이언스(291650) 등에도 각각 500억원이 넘는 매수가 집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