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래의 CEO스토리]역직구 통한 역발상…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

2008년 온라인홈쇼핑 등 셀러 미국 현지 진출 추진하던 코리아센터
하지만 당시 갑자기 리먼브라더스 사태 후 금융위기 불어닥쳐
고민하던 중 미국 현지 제품 가격 하락 목격하고 역직구 사업 추진
역직구 '몰테일' 현재 전체 매출 60% 핵심 사업 자리 잡아
  • 등록 2019-11-09 오후 1:52:42

    수정 2019-11-09 오후 1:56:32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 (제공=코리아센터)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코리아센터는 김기록 대표가 지난 2000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온라인쇼핑몰 플랫폼 ‘메이크샵’과 역직구 플랫폼 ‘몰테일’,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 등 사업을 잇달아 추진했다. 특히 메이크샵과 몰테일 등 사업은 모두 해당 부분에서 국내 1위 자리에 올라 있다.

이를 통해 코리아센터가 지난해 거둬들인 매출액은 1897억원에 달한다. 매출액은 지난해까지 3년간 연평균 36.2% 늘어났다. 이렇듯 코리아센터가 추진하는 사업마다 성공을 거둔 것 김 대표만의 시장을 내다보는 안목,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바꾼 과감한 판단력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 대표의 첫 창업은 온라인쇼핑몰이었다. 대학에 다니던 1998년 해외에서 향수 등을 들여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온라인쇼핑몰 ‘코리아센터닷컴’을 만든 것. 당시만 해도 온라인쇼핑몰이 약 200개에 불과해 사업은 기대 이상으로 잘 됐다. 하지만 온라인쇼핑몰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원활치 않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테면 배너 광고 위치를 바꾸려고 해도 절차가 복잡해 쉽지 않았던 것.

그 사이 온라인쇼핑몰은 계속 늘어났고, 때문에 김 대표는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셀러(사업자)들 역시 증가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는 여기서 또 다른 창업 아이템을 찾아냈다. 누구나 온라인쇼핑몰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고 이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그것이었다. 김 대표는 코리아센터를 법인으로 전환한 후 온라인쇼핑몰 플랫폼 ‘메이크샵’ 사업을 추진했다. 메이크샵은 제품을 판매하는 형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흐름을 타고 현재까지 50만개 이상 온라인쇼핑몰을 구축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이어간다.

김 대표는 메이크샵을 통한 온라인쇼핑몰 창업이 이어지고 이들 온라인쇼핑몰 셀러 중 상당수가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진출을 원하고 있음을 파악했다. 이를 위해 셀러들이 미국 등 해외시장에 원활하게 진출하고 현지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몰테일’ 서비스를 2008년 구축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것이었다.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던 셀러들이 잇달아 내수시장 위주의 보수적인 사업 형태로 전환했다. 김 대표는 메이크샵에 이어 야심차게 추진했던 몰테일 사업을 접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그 때 김 대표 눈에 또 다른 사업 기회가 들어왔다.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 현지에서의 제품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을 경험한 것. 반면 국내에 수입되는 미국산 제품 가격은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이었다. 김 대표는 몰테일 사업을 과감히 해외 역직구 플랫폼 사업으로 전환했다. 당초 ‘수출’에 방점을 뒀던 몰테일 사업이 정반대인 ‘수입’으로 바뀐 것. 그 결과 몰테일은 현재 코리아센터 전체 매출액 중 60%가량을 책임지는 주력사업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 사업에도 2012년 착수했다. 동영상뿐 아니라 오디오를 통한 전자상거래인 ‘오디오커머스’ 시대가 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 결과 팟빵은 현재 팟캐스트 내수시장 약 70%를 점유하며 1위에 올랐다. 팟캐스트 방송만 2만 3000여개에 달하며 월 방문자 수는 순 방문자 기준 약 300만명이다. 팟캐스트 시장을 장악한 김 대표는 내년부터 팟빵을 활용한 오디오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렇듯 20년 가까이 착수하는 사업마다 국내 1위로 키워난 ‘미다스의 손’ 김 대표. 그는 기업공개와 함께 메이크샵과 몰테일 등에서 확보한 전자상거래 노하우를 ‘오픈 풀필먼트’ 사업을 통해 결실을 맺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풀필먼트는 미국 아마존이 도입한 서비스로 자사 온라인몰에 입점한 매장의 상품 입고에서 판매, 배송까지 일괄 대행하는 방식이다. 코리아센터는 한 발 더 나아가 국내외 모든 사업자를 대상으로 ‘열린’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오픈 풀필먼트 사업을 위해 지난 8월 중국 웨이하이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건물면적 2만 4864m²(약 7521평) 규모로 축구장 3.5개 크기에 달한다. 현재 1개동 수준인 웨이하이 물류센터는 향후 총 3개동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코리아센터는 이번 웨이하이 물류센터 구축으로 국내 성남을 비롯해 미국, 독일, 중국 등지에 총 8개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글로벌 오픈 풀필먼트 사업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한편, 코리아센터는 오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보다 구체적인 향후 사업계획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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