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상장 ‘투기’ 아닌 ‘투자’ 인식 개선 필요

기술력 과대평가→주가상승→개발 실패→폭락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 우수 의미일 뿐
성공할 회사 담보 못해"
파이프라인 1개…실패하면 대안 없어
  • 등록 2019-08-10 오후 2:18:46

    수정 2019-08-10 오후 2:34:40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지난 8월 4일 바이러스 항암제 ‘펙사벡’ 임상중단 권고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회사는 2016년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현재 수익성보다 미래 잠재가치를 인정받아 상장한 ‘기술특례’ 업체에 대해 무리한 ‘대박’ 기대감은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한 바이오벤처는 2005년 바이로메드(현 헬릭스미스(084990))를 시작으로 올해 7월 현재 60곳이다. 이중 상장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업체 17곳을 제외한 43개 기업 주가가 1년 만에 평균 40%나 떨어졌다. 주가가 50% 이상 떨어진 기업 수는 전체의 40%인 17곳이나 됐으며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신라젠(215600)이다. 신라젠 주가는 1년 전인 2018년 8월 10일 6만 300원이었지만 지난 19일에는 1만 3950원으로 76.87%나 떨어졌다. 1년 전에 비해 주가가 오른 곳은 강스템바이오텍(217730)(1만 2050원. 11.57%), 레고켐바이오(141080)(3만 8600원. 11.08%) 둘 뿐이다.

업계에서는 미래 가치만을 앞세운 회사들의 기술력이 과대평가되고 기대감이 부풀려지면서 주가가 오르다 신라젠, 에이치엘비(028300) 등의 악재가 등장하면서 기대감이 급격히 줄어든 탓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술특례로 상장에 성공했지만 신약이나 신제품 등 상업화 성과를 낸 업체가 거의 없고, 이들의 제품도 아직 상업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대를 모았던 신약 개발이 중도에 실패하면서 다른 기업들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하나의 신약에 집중하는 특성상 실패할 경우 대안이 없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기술 자체가 허위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너무 큰 기대감 때문에 과대평가됐다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기술특례상장이 기술이 우수한 회사라는 의미는 있지만 ‘성공할 회사’라는 의미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박을 바라는 투기의 관점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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