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웃나라]한·일 미생들의 점심식사

  • 등록 2016-06-05 오전 11:39:12

    수정 2016-06-05 오전 11:39:12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긴 업무시간을 견딜 수 있는 직장인의 원동력은 점심시간이다. 직장 동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다보면 오전 내내 쌓인 스트레스는 훅 날아간다.

그러나 즐거운 점심시간도 사회 초년생인 ‘미생’(未生)에게는 사치다. 한국에서는 주로 직장 동료들과 팀별로 먹는다. 그렇다 보니 점심메뉴 하나 정하는데도 상사 눈치가 보인다.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르자니 상사가 못 먹는 음식은 아닐지 내심 걱정된다.

규동 가게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는 일본인 직장인 (사진=타베로그)
결국, 상사가 고른 점심메뉴를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점심식사 시간에도 딱딱한 업무 얘기만 오가는 경우도 많아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점심시간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점심을 포기하고 취미생활로 피아노를 배운다거나 독서, 운동 등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하는가 하면 30분 동안 잠을 잘 수 있는 수면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는 직장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밥 대신 자신만의 시간을 택한 것.

이웃나라 일본 미생들의 점심시간은 어떨까. 일본 직장인들은 한국 직장인과 다르게 대부분 혼자 점심식사를 해결한다. 혼자 식사를 꺼리는 한국 직장인들과 다르게 일본 직장인들은 나홀로 식사하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아 한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혼자 식사하는 만큼 메뉴도 도시락이나 규동(牛井·소고기덮밥), 햄버거 같이 빠르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인기다. 점심시간만 되면 혼자 카운터에 앉아 규동을 먹거나 버거 프랜차이즈에서 버거를 주문해 먹는 직장인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시락 전문점에서 산 도시락을 공원에서 먹는 직장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난해 일본 정부의 소비세 인상으로 점심식사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일본인 직장인들도 크게 늘고 있다. 일본 대형 슈퍼마켓들과 편의점들은 이런 수요에 맞춰 간단하게 도시락을 만들 수 있는 반찬 메뉴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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