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동부, 창사이래 최대 사업구조조정 단행

성장일변도에서 사업 안정화 최우선 전략으로 선회
동부하이텍,동부메탈,동부제철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매각
  • 등록 2013-11-17 오후 1:54:34

    수정 2013-11-17 오후 3:36:40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동부그룹이 창립 44년만에 최대 규모의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맞아 창립 이후 줄곧 고수해온 성장 일변도의 전략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그룹의 사업안정화에 초점을 맞춰 나간다는 구상이다.

동부그룹이 17일 내놓은 대대적인 사업구조조정의 골자는 핵심 계열사들의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다. 동부그룹이 이날 2015년까지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계열사로는 동부하이텍(000990)과 동부메탈, 동부제철(016380) 인천공장, 동부발전 당진 등 알짜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김준기 회장도 보유 계열사 지분 일부를 처분해 1000억원 가량의 사재를 출원할 계획이다.

동부그룹은 이들 계열사 매각등 자구안을 통해 2015년까지 약 3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현재 동부그룹의 차입금 규모는 6조3000억원, 부채비율은 269%에 이른다. 동부그룹은 이를 통해 2015년까지 부채비율을 2조 9000억원대로 대폭 줄여 부채비율을 170% 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동부는 사업조정을 통해 향후 금융, 철강, 전자, 농업·바이오 등 4개 분야에 사업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동부 관계자는 “앞으로 불경기가 3~4년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체질을 굳건히 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준기(사진) 동부그룹 회장도 최근의 유동성 위기는 일시적이며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그룹이 재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자고 그룹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주요 임원회의에서 “이제 주요 회사들의 투자가 모두 끝난 상황이므로 지금부터는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차입금을 줄이고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일에 집중시켜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기필코 졸업하자”고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매물로 내놓은 동부하이텍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가장 애착을 갖고 마지막까지 매물 대상 계열사에 포함시키지 않으려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지난 2009년 동부하이텍의 사업정상화를 위해 사재 3500억원을 출연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동부를 세계적 종합가전업체로 도약시키려던 김 회장으로서는 비메모리 반도체 전문업체인 동부하이텍을 매각키로 하면서 향후 전자사업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동부그룹이 지난 1월 대우전자를 인수해 4월 동부대우전자로 재출범시킨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전자분야는 부품사업인 반도체 부문을 매각하는 대신, 가전, 로봇, LED, IT 등 세트사업 중심의 B2C 분야를 적극 육성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동부하이텍은 지난 2000년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속적인 영업적자를 내왔으나 올해는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등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는 중이었다. 실제로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매출 5908억원, 영업적자 156억원을 기록했지만 올들어 3분기까지 매출 4131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채권단은 그동안 동부측에 “반도체 사업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동부하이텍에 해야 한다”며 “유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동부하이텍을 매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이에 동부그룹은 시장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결국 채권단의 의견을 수용했다.

현재 동부하이텍을 인수하려는 강력한 후보업체로는 SK하이닉스(000660)가 손꼽힌다.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하는 SK하이닉스는 사업 분야가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있어, 비메모리 반도체에 특화돼 있는 동부하이텍을 인수할 경우 사업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 강남에 있는 동부그룹 본사 전경 동부 제공
이번에 동부가 내놓은 계열사들은 알짜배기 업체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매각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먼저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열연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냉연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지난해에도 영업이익 800억원 가량을 올린 우량기업이다. 인천공장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도 10만평에 달해 매수하려는 기업들이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동부메탈은 국내 합금철 분야 부동의 1위 업체이고, 정련 합금철 분야에서는 세계 2위일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김 회장은 동부 하이텍이 보유한 동부메탈의 지분 31% 만을 매각하겠다고 해왔으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어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동부하이텍 보유 지분에 김준기 회장이 1인 대주주로 있는 동부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31%)과 동부스탁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8.5%)을 합쳐 70.78%의 지분을 매각해 경영권까지 넘겨주는 조건으로 내놓았다.

또 내년 착공 예정인 동부발전 당진은 향후 국가적인 전력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이 좋은 유망사업으로 꼽히고 있어 벌써부터 이를 인수하려는 여러 업체들이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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