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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등 공공이 짓는 보금자리주택이 주택시장 장기 침체 속에서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형 건설사가 짓는 브랜드 아파트도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입지가 뛰어나고 분양가도 싼 보금자리주택으로 수요가 몰린다”며 “정부가 향후 4년간 서울·수도권에 짓는 보금자리주택 물량을 대폭 줄일 방침이어서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 수요자 ‘북적북적’
올해 공급된 보금자리주택은 모두 흥행 대박을 터트렸다. SH공사가 최근 서울 강남지역에 공급한 내곡·세곡지구 보금자리주택(전용 59~114㎡)의 경우 전체 27개 주택형 중 2개 타입을 제외하고 모두 1순위 마감됐다. 총 1562가구 중 818가구를 공급한 강남 보금자리주택에 무려 4467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전용면적 85㎡ 초과의 중대형 아파트도 인기를 끌었다. 일부 타입(내곡지구 5단지 114㎡H)은 4가구 모집에 89명이 몰려 22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민간은 대형도 이름값 못해
보금자리주택과 달리 민간 건설사가 서울·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GS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 등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분양한 ‘DMC가재울 4구역’은 일반분양분 1547가구 중 청약자는 536명에 불과했다. 청약 경쟁률은 0.35대1에 그쳤다. 경기 김포 풍무2지구에 공급된 2712가구 규모의 ‘김포풍무 푸르지오’도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미분양이 속출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분양가가 비싼 민간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역시 상당히 줄었다”며 “이에 반해 보금자리주택은 입지가 뛰어나고 분양가가 저렴하다 보니 내집 마련 수요가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은 LH 등 공공기관이 짓는 분양·임대주택이다. 이명박 정부 때 도입됐고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0~90% 수준이다. 정부는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향후 4년간 서울·수도권 공공분양 물량을 12만가구가량 줄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