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미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북한자유연합(NKFL)'이 주관하는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시사회에는 데니스 핼핀(Halpin)·더그 앤더슨(Anderson) 하원 외교위 전문위원, 영 김(Kim) 에드 로이스(Royce) 하원 의원 보좌관 등 의회 관계자들과 피터 벡(Beck)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탈북자 출신인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국장, 일본 납북자 대표인 요이치 시마다(島田洋一) 후쿠이대 교수와 일본대사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의회 도서관 부속 건물인 제임스 메모리얼빌딩 3층 영화관에 모인 관객들은 함경남도의 축구 대표 선수였던 김용수(차인표)가 영양 실조에 결핵을 앓고 있는 처(서영화)와 11세 아들 준이(신명철)를 뒤로 한 채 중국으로 먹을 것을 구하러 떠나는 장면부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또 고향에 남은 김용수의 처가 끝내 숨지고, 그 시신을 운구하는 트럭을 아들 준이가 쫓아가면서 "우리 엄마 데려가지 말라"고 절규하자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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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은 갖은 고생 끝에 한국으로 온 김용수가 브로커를 통해 처의 사망 소식을 듣고 "왜 예수는 남쪽에만 있는 겁니까" "북조선은 어이 내버려두는 겁니까"라고 울부짖는 장면에서도 많은 눈물을 흘렸다. 브로커가 가까스로 찾아낸 아들 준이가 아버지와 통화하면서 "아버지, 잘못했습니다. 엄마를 지키지 못했습니다"라고 통곡하는 부분에선 상영관은 아예 울음 바다로 변했다. 한국에서 악착같이 돈을 모은 김용수는 준이를 북한에서 몽골로 빼냈지만 준이는 몽골의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결국 숨지고 만다. 아들 준이의 시체를 껴안고 울부짖는 김용수….
객석 맨 뒷자리에서 영화를 관람하던 탈북자 안인옥씨는 목놓아 엉엉 울었다. 2003년 탈북한 뒤 중국 공안에 쫓기다가 13세 아들 리명주와 헤어지게 된 게 영화 줄거리와 너무 흡사하기 때문이다. 몰래 눈물을 훔치던 관객들은 이때쯤 다 함께 엉엉 울었다. 오후 5시 영화는 끝났지만 관람객들은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데니스 핼핀 전문위원은 "이 영화는 '안네의 일기'가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Holocaust)을 고발했듯이 북한의 수백만 주민들의 실상을 온 세상에 고발한 역작"이라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북한의 비극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피터 벡 사무총장은 "북한 관련 영화 중에서 가장 잘 만든 영화"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북한의 실상을 조금이나마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 김 보좌관은 "이제 탈북자의 고통을 덜어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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