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선은 41세의 이른 나이에 작고해 미술계에서 빨리 잊혀졌지만 ‘저항적 추상미술’을 선도, 작품마다 정치와 사회에 대한 강한 비판을 담아냈다. 암울했던 82년, 조각 집단 ‘마루조각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저항적 미술운동을 시작했으며 90년대 중반까지 다양한 미술집단을 결성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통일을 생각하며 일을 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래서 북에 있는 나의 형제들 뜨거운 입맞춤을 생각해본다”(박희선 ‘목조 5인의 표현전’ 88년 토갤러리 전시도록에서 발췌)에서 드러나듯 박희선은 한반도의 역사와 통일, 생명 등의 주제로 한 추상 조각 작품들을 남겼다.
나무(춘양목)를 소재로 한 그의 작품들은 통째로 깎여 다듬어진 것이 아니라 토막들을 이어 서로 끼워맞춰져 있다. 서로 다른 질감과 색채의 나무들이 결합되어 통합체를 완성하듯이 분단된 한반도의 여러 상황들을 통합·해결하고픈 염원을 표현했다.
90년대 들어 도끼를 사용하는 등 한층 격앙된 감정을 표현했는데, 그의 작품 ‘한반도’를 보면 나무에 4개의 도끼를 박아 한반도를, 4개의 도끼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을 상징하고 있다. ▲ 문의 ☎ 02)3217-64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