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윤진섭기자] 올 4차 동시분양에서 선보일 송파구 잠실주공 2단지 일반분양 아파트의 평당 건축비가 1년 전 분양된 잠실 주공 4단지 재건축 아파트의 건축비보다 평당 116만원이 싼 것으로 파악돼, `고무줄` 건축비 책정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대우건설(047040),
우방(013200),
대림산업(000210),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이 공동시공하고 이번 4차 동시분양에 선보이는 잠실주공 2단지 33평형의 기준층 일반분양가는 6억5067만원선이다.
서울시 주택국에 제출된 이 아파트의 건축비는 1억9114만원으로 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577만원. 이는 1년 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006360)(옛 LG건설)이 시공하고 3차 동시분양을 통해 분양된 잠실 주공 4단지 34평형 건축비인 평당 693만원보다 평당 116만원이 낮다.
이는 1년여의 물가와 건축자재·인건비 상승, 그리고 마감재의 고급화 등을 고려할 때 올해 분양 예정인 아파트의 건축비가 1년 전 분양 아파트보다 당연히 비싸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뒤집는 결과다.
즉 분양가는 시간이 갈수록 오르는 반면, 잠실 저밀도 아파트 건축비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30평형대뿐만 아니라 20평형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잠실주공 2단지에서 228가구가 선보이는 24평형의 분양가는 4억7752만원선. 이 아파트의 건축비는 1억3987만원으로 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562만원이다.
지난해 3차 동시분양을 통해 분양된 잠실주공 4단지 26평형의 건축비가 평당 636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도 평당 74만원이 낮다.
반면 대지비는 1년여의 시차를 두고 꾸준히 상승해, 건축비와 대비되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분양되는 잠실주공 2단지 33평형의 대지비는 평당 1372만원으로, 지난해 공급된 잠실주공 4단지 34평형 1288만원보다 평당 84만원이 비싸다.
1년 뒤 분양 아파트의 건축비 하락이란 기현상이 벌어지는 데는 분양가 책정에 있어 주변시세를 고려해 분양가를 책정, 임의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D건설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재건축, 재개발 조합이 분양가를 책정하는 데 있어 땅값이 비싼 곳은 건축비를 내리고, 반대로 땅값이 싼 곳은 건축비를 올려, 주변 시세에 맞추는 게 다반사"라며 "잠실 2,4단지의 건축비 기현상도 이 같은 형태의 일부"라고 말했다.
강현구 닥터아파트 팀장은 “비슷한 조건의 잠실 저밀도 재건축 단지에서 이미 분양된 아파트의 건축비가 1년 뒤 분양 예정인 아파트보다 평당 100만원이상 비싸다는 것은 그만큼 분양가 산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알리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팀장은 “분양가 산정시 조합원 이익을 최대한 확보한 뒤 주변시세 등을 감안해 건축비를 미리 짜 맞춰 놓고 임의로 책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케이스”라며 “이 같은 고무줄 분양가 책정은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잘못된 분양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커, 보다 투명한 분양가 책정과 검증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