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수출 부진에 경기 둔화 가시화…반도체 중심 제조업 위축"

KDI, 1월 경제동향 발간
12월 수출, 전년 동월 대비 9.5%↓…반도체 29.1%↓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완화…공공요금 인상은 변수
  • 등록 2023-01-08 오후 12:00:00

    수정 2023-01-08 오후 7:35:42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외 금리인상의 영향이 실물경제에 파급되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면서 경기 전반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총수출, 일평균 수출 및 수출물량지수(사진=KDI)
KDI는 이날 발표한 ‘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수출 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유로존의 가파른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부진하고 있다. 12월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9.5% 감소하며 전월 14% 감소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변동성이 높은 선박이 전년 동월대비 76.1%로 크게 늘어났지만 이 외에 대부분 품목에는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는 지난해 10월 전년 동월대비 17.4% 감소한데 이어 11월 29.9%, 12월 29.1%로 감소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생산 측면에서 제조업이 자동차 부문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품목에서 감소폭이 확대되며 경기 부진이 가시화 됐다. 1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2.7%)보다 낮은 0.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전월 -1.2%에서 -3.7%로 감소폭이 커졌다. 주요 부문별로는 자동차(25.0%)가 큰 폭으로 했지만 △반도체(-15.0%) △화학제품(-13.7%) △1차금속(-18.6%) △전기장비(-1.2%→-7.8%)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대폭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 역시 전월 4.8%에서 2.6%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년동월대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제조업의 고용 둔화로 전월(67만7000명)보다 줄어든 62만6000만명 이었다. 건설업은 전월 1만2000명에서 1만1000명으로 전월과 비슷했지만, 제조업은 전월 20만1000만명에서 10만1000만명으로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다만 설비투자는 제조업의 부진에도 반도체 관련 투자가 호조를 보이며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11월 설비투자는 전월 16.6%에 이어 11.0%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전월과 동일한 5.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KDI는 공공요금의 인상이 향후 물가상승세의 완화를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가 경기를 어떻게 느끼는지 보여주는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9.9를 기록하며 전월(86.5)에 이어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KDI는 세계 경제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에 따라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KDI는 “고물가에 대응한 강도 높은 통화긴축 기조로 다수의 국가에서 소비와 제조업심리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경기둔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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