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89일만에 뭍에 오른다…9일 육상거치 완료(종합)

세월호 참사 발생 1089일 만에 육지 이송
9일 오후 1시부터 육상 이송…밤 10~12시 완전 거치
선제조사위 "거치 완료 후 본격 수색작업 시작할 것"
미수습자 가족들 "큰 사고없이 올라 왔으면"
  • 등록 2017-04-09 오전 10:33:04

    수정 2017-04-09 오전 11:38:17

지난 8일 작업자들이 세월호를 육상으로 운송하기 위한 추가 이송장비 배치를 마치고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목포=이데일리 김성훈 유현욱 이슬기 기자] 세월호가 참사 발생 1089일 만에 땅 위로 올라온다. 9일 오전 9시부터 반잠수식 선박에 있는 세월호를 육지로 이송하는 작업을 시작한 가운데 이르면 밤 10시쯤 육상 거치가 끝날 전망이다.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 현장수습 본부장은 이날 오전 10시 목포신항 내 취재지원센터에서 열린 ‘세월호 작업 진행경과 브리핑’에서 “9일 오전 6시 52분쯤 세월호를 실어 나를 특수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MT)의 최종 하중부하 테스트를 오전 8시쯤 마쳤다”며 “테스트 결과 추가 동원한 120축(대)을 포함한 총 600대의 MT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오전 9시부터 선체 이동을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했다”며 “준비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해 오후 1시부터 본격적인 양륙작업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세월호는 반잠수식 선반에서 육지로 이동을 시작한다. 직선 거리로는 200m 남짓이다. 그러나 세월호가 좌현 쪽으로 누워있는 채로 기울어진데다 3년간 부식된 상태여서 무게 중심과 진동을 신경 쓰면서 이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 반잠수식 선박에서 육상에 올라올 때까지 3~4시간, 완전히 육상에 거치될 때까지는 9~10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본부장은 “이르면 이날 오후 10시쯤 선체 거치 작업을 마칠 것”이라면서도 “늦으면 자정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코리아 쌀베지 작업자 4명이 전날 오전 10시 35분 세월호 4층 A데크에 진입해 촬영한 선체 내부 사진 (사진=해양수산부)
세월호 육지 이송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세월호 수색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는 이날 오후 5시 미수습자 가족들과 세부적인 선체 수색작업을 논의할 계획이다.

선조위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증언과 선조위원들의 의견, 수중 영상촬영, 폐쇄회로(CC)TV 등을 종합해 미수습자 수색 작업을 하기로 했다. 이어 선체 객실 부분인 3~4층 정밀 수색에 이어 화물창구를 포함한 선체 전반에 대한 수색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선수와 선미쪽에 각각 수색조를 우선 투입하고 세월호의 높이(약 20m)를 감안해 작업 여건 조성을 위한 접근대인 워킹타워(walking tower)를 설치한 뒤 수색조를 추가 투입한다는 세부방안도 정했다.

지난 7일 첫 시작한 영국계 전문 기관의 침몰 원인 조사도 이어진다. 김창준 선조위원장은 “세월호 육상 거치를 마무리하면 영국계 회사 ‘브룩스 벨(Brookes Bell)’사 소속 전문 조사인력이 선체 좌현쪽 선체 외관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세월호가 침몰했던 진도 해역에 대한 수중 수색도 이어진다.

수습본부는 전날까지 침몰지점의 수중 지장물을 정리한 뒤 세월호 주변 해저면에 설치한 유실방지 펜스 안 수색에 착수했다. 수습본부는 세월호를 들어 올릴 때 미수습자가 유실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세월호 주변 해저에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의 철제펜스를 설치한 바 있다.

세월호가 육지로 올라온다는 소식에 미수습자 가족들은 침착하게 육상 이송 작업을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미수습자인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의 형·큰아버지 권오복(63)씨는 “3년 전부터 기다려 온 일이 현실이 됐다”며 “세월호가 큰 사고 없이 뭍으로 올라오기만을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세월호가 있는 목포 신항만을 찾은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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