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자 숨어 있던 사기수배자 스님에게 사기치다 덜미

  • 등록 2014-01-03 오전 9:23:40

    수정 2014-01-03 오전 9:23:40

(광주=연합뉴스) “스님 밥 좀 얻어 묵읍시다.”

지난해 11월께 김모(52)씨는 광주 광산구의 한 야산 위 암자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스님에게 접근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넉살 좋게 접근하는 김씨를 스님들은 지나던 손을 맞듯 살갑게 대해줬다.

밥 한 끼 하겠다던 김씨는 그렇게 도심 외곽 암자에서 2개월여를 숨어지냈다.

그러던 중 김씨는 스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목수인 김씨는 한옥 전문 건축업자라고 스님들을 속이고 싼값으로 암자를 손봐주겠다며 스님들에게 돈을 요구했다.

김씨는 사실 사기혐의 등으로 체포영장만 3건이 발부된 지명수배자였다.

지난해 10월 전남 무안지역에서 공사대금 5천만원을 가로챈 혐의, 2012년에는 서울 지역에서 6천600만원의 공사비를 빼돌린 혐의 등 모두 7건의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 중이었다.

그렇게 암자와 산아래 마을을 오가며 도피행각을 이어가던 김씨는 결국 먹이고 재워준 스님에게까지 사기를 치려다 덜미가 잡혔다.

김씨를 추적하던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광범위한 도심외곽지역에 김씨가 머물고 있다는 것만 파악한 채 별다를 성과를 못 거두고 있던 터였다.

그러던 중 스님에게 공사를 해주겠다고 말하고 다닌 김씨의 행적이 수소문하던 경찰에 걸려들었다.

2일 오후 야산 위의 암자를 포위한 경찰에게 김씨는 결국 덜미가 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공사비 등 1억1천여만원을 빼돌리고 한 여성의 지갑을 훔쳐 약 270만원 상당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혐의 등 7건의 범죄혐의로 김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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