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이 니콜라 사르코지 현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대선 후보 간의 양강 구도로 전개되는 가운데 `3인자`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 대선 후보가 이 구도를 깨뜨릴 유력한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세 번째로 대선에 도전하는 그가 과연 이번 대선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 대선 후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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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루가 전체 지지도에서는 사르코지나 올랑드에 밀리고 있지만 이들과 1 대 1로 맞붙으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를 이번 대선의 다크호스로 지목했다.
지금껏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루의 지지율은 전체 대선 후보 중 4위에 그치고 있다. 올랑드가 여유 있는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사르코지가 이를 맹추격 하는 형국으로, 바이루는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에도 밀리고 있는 모습.
하지만 바이루가 어떻게든 1차 투표를 통과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프랑스 대선은 오는 4월22일 치러지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5월6일 2차 투표를 실시한다.
최근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Ifop가 대선 후보들의 지지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바이루는 올랑드와 2차 투표에서 맞붙을 시 51%대 48%의 지지율로 승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랑드에 이어 지지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르코지와는 이보다 더 큰 격차를 보였다. 즉 바이루가 1차 투표에서 2위권 내에 든다면 2차 투표에서 승산은 충분히 있는 것이다.
바이루는 "선거는 환상을 깨뜨리는 데 있다"며 "프랑스인들은 사르코지의 정책과 국정운영 방식에 실망했으며, (정권 탈환을 노리는) 사회당 역시 프랑스에 필요한 현실적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비슷한 정치 성향의 사르코지를 먹잇감으로 보고 있다. 바이루는 현재 중도 성향의 민주운동을 이끌고 있지만 그의 정치적 뿌리는 중도우파에 있다. 따라서 우파 성향의 유권자들을 잡는 것이 그의 승리에는 절대적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와 경제난에 지친 프랑스인들은 때마침 사르코지의 독불장군식 정책에 극심한 염증을 느끼고 있다. 바이루는 이런 상황을 중도 우파 성향의 사르코지를 누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제롬 푸르케 Ifop 연구원은 "바이루에게 있어 진짜 문제는 우파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좌파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