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선의 마케팅이야기)외세에 휘둘리는 우리나라

  • 등록 2008-11-17 오전 10:22:00

    수정 2008-11-17 오전 10:22:00

[이데일리 김해선 칼럼니스트] 미국발 신용위기를 시발점으로 올 하반기 우리나라에 밀어닥친 실물경제위기는 가히 심각하게 우려할만 하다.

우리나라가 가만히 있어도 대외적인 환경으로 인해 이리저리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수출과 무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운명이기도 하다.

한 개인이든, 한 국가든 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반성과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한때 배럴당 100달러 이상씩 치솟던 유가가 현재 60달러 선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원화 대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유가하락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식량 자급률이 27-28 퍼센트 수준에 머물러 많은 식량을 수입해 먹어야만 한다.

그 반면, 농촌에서는 과일, 채소 등 풍년이 들어도 비료값 상승과 노동력 상승으로 인해 농사지어 판매하는 매출보다 농사짓는 비용과 인건비를 빼면 마이너스가 되는 결과가 된다.

이런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전 국토의 70 %가 산이고 요사이 골프장 건설로 많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의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땅이 과연 전체 국토면적의 얼마에 해당하는지 모르겠다.

얼마 전 동작구 모 빌딩 30층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데 서울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경에서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도로와 집들을 보며,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장기적인 기간 기획하여 정비된 도로와 주택이 눈 앞에 펼쳐지는 대신, 도로는 구불구불하고 집들은 서로 엉켜있는 듯 하고, 프랑스의 에펠탑에서 내려다 보듯이 구역구역 깨끗이 정리된 도시계획이 부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 국회는 또 어떤가? 한.미 FTA를 주도했던 민주당의 어느 국회의원이 얼마전 TV 토론회에 나와서 한다는 소리가 한미 FTA 비준을 빨리 처리할 것이 아니라 재협상을 준비해야 하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노무현 정권에서 한미 FTA를 주도했던 민주당이 시일이 많이 지난 지금까지 과연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국회의 끊임없는 탁상공론 앞에서 국가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참으로 한심하고 걱정스럽지 아니할 수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위기 앞에서 선진국 정치는 성숙된 모습과 상호 이해관계를 양보하면서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는 반면, 우리는 아직까지도 “반대를 위한 반대”, 국가의 이익에 앞서 “당의 이익”을 위한 시위를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며 낙후된 정치의 현실을 다시 한번 보게 된다.

최근 영국의 신용평가사 피치사에서 국내은행에 대한 대외채 지불능력 위험성 때문에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무디스 사에서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및 아시아 몇몇 국가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러한 외국인의 잣대에 의해 언제까지 우리는 수동적으로 끌려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금번 신용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하여 보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변화의 흐름에 선도적인 국가로 세계 무대에 다시 우뚝 서야 할 것이다.

[김해선 썬트랜스그로브 대표] hskim@suntransglo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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