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권영수 LGD 사장의 `적자생존`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메모 강조
입사후 100여권 훌쩍..CEO 취임후 11권째
  • 등록 2008-08-27 오전 9:45:51

    수정 2008-08-27 오전 9:45:51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LCD업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권영수 LG디스플레이(034220) 사장이 `적자생존`을 강조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대체로 알고있는 `적자생존`과는 다른 의미다. 통상 `적자생존`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한 것만이 살아남는다는 의미. 하지만 권영수 사장은 이를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라는 뜻으로 풀이했다.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권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CEO 노트`에서 "얼마전 회사의 핵심인재들과의 오찬자리에서 성공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라며 "비결까지는 아니지만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습관이기에 추천하고 싶다"며 이같은 `적자생존`을 강조했다.

그는 "적는 습관을 가지면 우선 깜박하고 잊어버리는 것을 확실하게 방지할 수 있게 되어 치밀함과 섬세함이 생긴다"며 "노트에 적어 놓으면 무언가 기억하려고 애쓸 때보다 오히려 더 기억이 잘 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 써 놓은 노트를 보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구상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요즘도 LG디스플레이에 와서 쓴 것들을 가끔씩 들춰보곤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권 사장은 LG전자 과장시절부터 항상 노트를 들고 다니며 잊어버려선 안될 것, 그때그때 떠오른 아이디어를 적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LG에 근무한 24년간 1년에 4권씩 쓰다보니 지금까지 100권도 넘는 분량이 쌓였다는 설명이다.

권 사장은 지난해초 LG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메모하는 습관을 이어오고 있다.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11권째 쓰고 있다"는 것이 권 사장의 설명이다.

취임 2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11권째 노트를 쓰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의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 기업의 CEO라는 자리의 책임감과 무게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이전에 썼던 내용들을 다시 보면 재미있기도 하지만 무엇은 잘 됐고 무엇은 되지 않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며 "앞으로 뭘 해야할지 나름대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곤 한다"고 밝혔다.

권 사장에게 그동안의 메모가 적힌 노트들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보물창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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