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자산총액 기준 높아져
현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되려면 일차적으로 자산총액 1000억원을 넘어야하는데 7월부터는 바뀐 법을 적용해서 5000억원을 넘어야합니다. 이녹스가 분할 공시한 내용을 보면 분할후 자산총액은 지주회사 849억원, 사업자회사 1691억원입니다. 지주회사 자산총액 1000억원을 충족할 수는 있지만, 7월 1일이 넘어가면 5000억원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큰 규모의 인수합병(M&A)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 지금 준비를 하면 이녹스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될 수 있지만 더 늦어지면 어려워진다는 얘기입니다.
아직 6개월 남았지만 준비기간 감안하면 시간 많지 않아
바뀌는 법은 7월부터 적용되지만 그 전에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준비기간이 있습니다. 회사분할을 하려면 우선 이사회에서 분할결의를 해야 하고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등기 등 일련의 절차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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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인정받는 기준점은 이사회결의 시점이 아닙니다. 절차를 완료하고 지주회사의 자산총액과 지주비율(자산 중 50%를 피지배회사 지분으로 보유)을 갖추는 것이 7월 1일 이전에 마무리돼야합니다. 그동안 회사분할 기업 사례를 보면 이사회에서 분할등기까지 대략 빨라도 4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립니다.
다시말해서 어떤 회사가 4~5월쯤 이사회를 열어서 분할하겠다고 발표해도 대략 8월~10월쯤 관련 절차를 마칠 수 있는데 그때는 이미 바뀐 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회사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인정받지 못합니다.이번달 또는 늦어도 다음 달에 분할 결의를 해야 법이 바뀌기 전에 분할등기와 일련의 요건을 마칠 수 있는 것입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무엇이 다르기에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되면 정부의 규제를 받아야합니다. 대표적으로 부채비율을 200% 미만을 항상 유지 해야 하고 출자제한 같은 규제를 받아야합니다. 상식적으로 `기업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규제인데 굳이 규제를 받아가면서 지주회사가 되려할까`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이유는 규제 못지않게 혜택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통상 인적분할 방식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분할 후 공개매수 현물출자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주식을 주고받기 때문에 양도소득세와 법인세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2000년 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이때 발생하는 양도세와 법인세를 과세이연 시켜주는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3년 한시법이었으나 수차례 일몰 연장을 거듭하며 지금까지 시행 중입니다. 과세이연은 세금납부를 연기시켜주겠다는 것인데 연기시점은 해당 주식을 팔 때까지입니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는 대주주 경영권과 직접 연결되는 주식이니까 상속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주식을 팔 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과세이연은 사실상 반영구적 세금 면제 혜택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녹스 처럼 법 개정 앞두고 지주회사 전환한 경우는
또한 이들 기업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대체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따라서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대주주 지배력을 높여야한다는 일차적인 배경이 있고 이 과정에서 현물출자때 양도세와 법인세 과세이연 혜택이 주어지기 추가적인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들 기업은 자사주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도 발견됩니다. 자사주는 인적분할후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요건을 충족해야할 때 요긴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곳은
다만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내놓은 보고서를 토대로 자산총액 (분할 전 연결재무제표) 기준을 적용해보면 삼진제약(005500) 환인제약(016580) 등 제약업체와 하나투어(039130) 윌비스(008600) 벽산(007210)과 같은 기업이 일단 충분조건은 갖추고 있습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되겠다는 경영판단을 한다면 조만간 인적분할 결의를 해야 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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