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티크’ 민규동감독 “인생 뭐 있나요? 즐기면서 살아야죠!”

각색과정 고생, 배우들 첫 미팅때 매니큐어하고 와
방학때까지 극장서 살아남길… 차기작은 스릴러물
  • 등록 2008-11-14 오전 10:45:00

    수정 2008-11-14 오전 10:45:00


 
[경향닷컴 제공]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를 연출한 민규동 감독은 사랑지상주의자다. 그의 영화들은 동성애·학교 교육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지만 그 안에는 사랑이 중심을 차지한다. 영화 속에 인생과 삶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다. ‘앤티크’도 동성애라는 불편한 코드를 지녔음에도 감독의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어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인생이 뭐 있나요?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짧은 인생인데 열심히 연애를 하면서 지내야죠. 늘 강의를 나가면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해요. 주저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라고요.”

동명 베스트셀러 만화를 영화화한 ‘앤티크’는 케이크 가게를 배경으로 꽃미남 네명의 사랑과 우정, 상처를 그린다. 코미디·멜로·스릴러·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독특한 이 영화는 현재 ‘미인도’와 치열한 흥행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민 감독은 6년 전 원작 만화를 읽고 영화화를 결심했다.

“원작을 읽고 텍스트가 무척 영화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순정만화의 팬시적인 면모만 가진 게 아니라 케이크를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려는 섬세한 결들이 마음을 사로잡았죠. 그러나 인물과 에피소드의 양이 방대해서 각색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꽃미남이 주인공이기에 캐스팅이 무척 중요한 일. 민 감독도 처음에는 스타 캐스팅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많은 스타들이 동성애라는 코드 때문에 거부감을 표시하자 신인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주지훈에게는 진혁과 선우 두 역할을 열어놓고 하고 싶은 걸 고르게 했는데 진혁을 선택했어요. 실제 모습과도 비슷한 구석이 많아 아주 완벽한 캐스팅이었어요. 재욱이는 본인이 선우 역을 무척 하고 싶어했어요. 첫 미팅 때 손에 매니큐어를 하고 왔죠. 두 배우 모두 매우 만족스러운 연기를 선보였어요.”

민규동 감독은 ‘앤티크’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가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오자 무척 고무돼 있었다. 그러나 좋은 반응이 흥행으로 이어질까 걱정스러워했다.

“케이크를 좋아하고 새로운 영화를 찾는 분들은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학생들이 방학할 때까지 극장에서 살아남아 여러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민 감독은 차기작으로 단편 영화를 한편 만든 후 스릴러 영화를 만들 예정이다.

“스릴러 영화여도 제 영화니까 어쩔 수 없이 로맨스는 빠지지 않을 듯해요. 이제까지 작품 텀이 너무 길었는데 앞으로는 속도를 좀 낼 각오입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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